인천지역 장애인들이 각 군·구청에서 운영하는 공공체육시설을 이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인천 계양구 한 장애인단체 생활체육 동호회에서 활동하는 뇌병변장애인 A씨는 "공공체육시설을 대관하는 게 하늘의 별 따기"라고 토로했다.
A씨 등 동호회 회원들은 지난달 말에도 구청이 운영하는 한 공공체육시설을 빌리려 문의했으나 아직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지난해 가을에는 휠체어 하중 때문에 체육시설 바닥이 손상될 수 있어 대관이 어렵다는 황당한 말을 들은 적도 있다"며 "지자체가 장애인들에게 체육시설을 대관하는 걸 꺼리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인천 서구 한 장애인단체 측은 구청이 운영하는 일부 공공체육시설에 경사로 등이 설치돼 있지 않아 대관할 꿈도 못 꾼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이 단체 관계자는 "회원들은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없어 보치아(표적구에 가까운 공의 점수를 합해 승패를 겨루는 경기)의 경우 단체 사무실 안에 경기장 구색만 갖춰 체육활동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는 경사로 미설치 꿈도 못꿔
"바닥 손상" 이유 난색 표하기도
인천 연수구 선학동에는 인천장애인국민체육센터가 있지만, 다른 군·구에 사는 장애인들은 거리가 멀어 이 센터를 이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인천시는 지난 2019년 장애인 체육활동 보장을 위해 시립체육시설을 장애인들이 일정 비율 이상 사용하도록 하는 조례를 마련했다.
인천시장애인체육회 관계자는 "그동안 장애인 생활체육 관련 조례도 마련되고, 일부 지자체와는 업무협약을 체결해 장애인이 공공체육시설을 원활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면서도 "해당 조례가 시립체육시설에 한정돼 있고, 각 군·구에서는 강제사항이 아니라서 생활체육을 즐기는 장애인들이 여전히 큰 변화를 체감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체육진흥과 관계자는 "각 군·구와 공공체육시설에 대한 장애인 편의시설 확충 등을 논의하고 있다"며 "장애인들이 차별 없이 체육시설을 이용할 수 있도록 개선점을 찾아 나가겠다"고 말했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