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산해수욕장 모레 유실 관련4
27일 오전 인천시 중구 왕산해수욕장에서 인근 상인이 모래사장에 넓게 퍼진 돌덩이를 살펴보고 있다. 2022.6.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인천 중구 왕산해수욕장의 모래가 계속해서 유실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름 성수기를 앞둔 해수욕장 주변 상인들은 인근에 있는 왕산마리나의 영향으로 모래가 쓸려나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고 나섰다.

주말 하루 다치는 사고 4~5명
"왕산마리나 공사 조류 변화탓"
 


27일 오전 10시께 찾은 인천 중구 왕산해수욕장.

고운 모래가 펼쳐져 있어야 할 해수욕장에는 돌멩이들로 가득했다.

수박 크기의 돌덩이도 많았다. 모래가 휩쓸려 바다로 떠내려가면서 바닥에는 크고 작은 돌만 남게 된 것이다.

왕산해수욕장은 썰물 때가 되면 전체 약 800m 길이의 해변 중 남측 4분의 1 정도에서 수면으로부터 7~8m까지 '자갈밭'을 드러낸다.

왕산해수욕장 번영회 김동현 회장은 "모래 유실로 해수욕장에 커다란 돌덩이들만 박혀 있어 주말마다 하루에 관광객 4~5명 정도가 넘어져 다치는 사고가 생기고 있다"면서 "자갈밭만 있는 구간이 자꾸 늘어나다 보니, 가뜩이나 넓지도 않은 왕산해수욕장에 관광객들이 물놀이하며 놀 공간이 좁아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상인들은 지난 2012년 왕산마리나 공사가 시작되면서 조류의 흐름이 바뀌어 모래가 유실되고 있다고 주장한다.

6~7년 전만 하더라도 돌덩이가 많은 구간은 해수욕장 남측 10분의 1 정도뿐이었지만, 최근에는 4분의 1까지 늘어났다고 한다.

해수욕장의 모래가 계속 쓸려나가자 중구청은 지난 2020년 왕산해수욕장과 을왕리해수욕장에 약 7천500㎥의 모래를 보충했다.

하지만 불과 2년 만에 왕산 해변은 이렇게 다시 자갈밭으로 변하고 있다.

특이한 점은 왕산해수욕장 인근에 있는 왕산마리나는 출입구에 모래가 쌓이고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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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전 인천시 중구 왕산해수욕장 모래사장에 넓게 퍼진 돌덩이들이 보인다. 2022.6.27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모래 유실 원인 정확히 찾고
매년 보충하고 정상운영 해야"


마리나 시설 운영사 측은 모래를 퍼내는 작업을 올 하반기에 추진할 계획이다.

두 지역은 1㎞도 채 떨어져 있지 않은데, 한 곳에는 모래가 계속 쌓이고 다른 곳에선 모래가 쓸려나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왕산마리나가 준공한 2016년을 앞두고 운영사 측이 실시한 환경영향평가 용역에선 왕산마리나가 왕산해수욕장에 끼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조사됐다.

김동현 회장은 "돌덩이만 남은 구간이 넓어지는 속도가 점점 빨라져 아예 왕산해수욕장이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며 "중구청은 해수욕장에서 모래가 유실되는 원인을 정확히 찾고, 해수욕장이 정상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매년 모래를 보충해줘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중구 기반시설과 관계자는 "왕산해수욕장에 모래가 쓸려나가고 있다는 민원이 계속되고 있어 해수욕장의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예산을 확보해 모래를 채우는 사업을 진행하는 등 관련 대책을 마련해 나갈 계획"이라고 했다.

/김주엽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