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주시 보육 관련 공무원들이 국공립어린이집 원장들을 대상으로 시책 사업 및 행사 참여를 강요하는 이른바 '동원령'을 내렸다는 주장이 나와 논란이다.
27일 남양주시와 국공립어린이집 원장 등에 따르면 시는 지난달 말 보육통합시스템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국공립어린이집 원장들에게 민선 7기 주요시책 사업 중 하나인 청학밸리리조트 3주년 기념행사 참여를 공지했다.
행사는 지난 3일 별내면 청학계곡에서 진행됐으며 관내 100여 명이 넘는 어린이집 원장과 유아들이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
市, 청학밸리리조트 3주년 행사 공지
국공립시설서 100명넘게 참석 눈도장
하지만 일선 국공립어린이집 원장들이 "해당 행사는 자발적 참여가 아닌 사실상 강제성을 띤 동원이었다"고 주장, 문제가 불거졌다.
참가 수요를 파악하는 관련 공무원으로부터 '인증사진', '눈도장 찍기' 등을 요구받았기 때문이다. 특히 원장들은 관계 공무원과의 분과 및 임원회의 자리에서 "원장들은 준공무원과 다름없다. 모든 시책에 참여하라", "평가 점수에 반영하겠다"는 등 평소에도 갑질 행정이 지속되고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여기에 어린이집별 교육 프로그램이 별도로 있음에도 ▲영유아 가정 플로깅단 ▲키즈 에코 히어로 ▲아이스팩 수거 등 시책사업을 프로그램화해 어린이집 참여를 유도하는 것 자체가 강요라는 게 원장들의 입장이다.
이 같은 동원 행위는 민선 7기 출범 후 정약용 도서관, 이석영 뉴미디어도서관, 이석영 광장 등 주요 시책사업의 홍보와 오픈식 등에서 지속해서 이뤄져 온 것으로 알려졌다.
"원장들은 준공무원" 강요에 반발
"견학 취지의 초대였을 뿐" 반박
원장 A씨는 "교육을 가장한 시책사업에 참여하느라 정작 어린이집 프로그램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며 "행사나 사업활동 실적에 따라 우수참여자를 선정하고, 시장 명의의 수상이 이뤄지는데, 점수 가산과 계약 연장의 환경 아래 국공립 원장 입장에선 갑질로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원장 B씨는 "시장님 이름을 부르며 환호하고 박수부대로 동원되는 등 원치 않는 이벤트성 행사에 울며겨자먹기식 참여가 많았다"며 "공무원들은 과잉 충성에 원장과 아이들을 볼모로 삼고, 원장들은 공무원에게 잘 보이려 보육보다 시책 참여에 더 열을 올리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시 관계자는 "준공무원 발언은 위탁을 준만큼 교육과정서 투명하게 잘해보자는 취지의 말이었을 뿐이다. 최근 지도·점검, 국공립 재위탁 등 다른 문제를 가진 원장들이 진실을 왜곡하는 것 아니냐"고 반박하며 "(행사는) 올 수 있는 분들만 오라는 견학 취지의 초대였을 뿐 모든 시책과 행사 참여 강요는 없었다. 인원 파악은 차량 주차 확보를 위해 실시한 것"이란 입장을 밝혔다.
남양주/하지은기자 z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