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심에서 법정 최고형 '사형' 선고받은 권재찬 항소장 제출

연쇄 살인범 권재찬(53)에게 1심 재판부가 사형을 선고했다. /경인일보DB

평소 알고 지낸 중년여성을 살해하고 시신 유기를 도운 공범까지 숨지게 한 연쇄 살인범 권재찬(53)이 법정 최고형인 사형을 선고받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했다.

29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강도살인·사체유기·특수절도 등 혐의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은 권씨는 전날 법원에 항소장을 제출했다.

20년 이상 사형을 집행하지 않고 있는 우리나라에서 1심 사형 선고가 내려진 것은 2019년 11월 진주 아파트 방화 살인범 안인득 사건 이후 2년7개월 만이다. 1심 재판부는 권재찬 사건이 국민들에게 상당한 정신적 충격을 줬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그가 죄에 상응하는 처벌을 받기 위해 현행법상 사형을 선고하는 게 마땅하다고 판단했다.

권씨는 지난해 12월4일 오전 인천 미추홀구의 한 건물 지하 주차장에서 평소 알고 지낸 50대 여성 A씨를 살해하고 시신을 승용차 트렁크에 유기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권씨는 A씨가 당시 가지고 있던 1천100만원 상당의 귀금속을 빼앗고, 그의 신용카드를 이용해 450만원의 현금을 찾은 것으로 조사됐다.

권씨는 다음 날 오후 중구 을왕리 야산에서 공범인 B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뒤 시신을 매장한 혐의도 받았다. B씨는 A씨의 시신을 유기하고 현금을 인출할 때 권씨를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권씨는 2003년에도 인천에서 둔기로 전당포 업주를 때려 숨지게 하고 수표와 현금을 훔쳐 달아난 혐의 등으로 징역 15년을 복역한 바 있다.

검찰도 권씨와 같은 날 항소장을 제출했다. 검찰은 1심 재판부가 권씨의 강도살인 중 강도 혐의에 대해 일부 무죄라고 판단한 것을 두고 '사실 오인'이라며 항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1심 재판부는 권씨에게 적용된 B씨에 대한 강도살인 중 살인 혐의만 인정하고 강도 부분은 무죄라고 봤다. 권씨가 B씨를 숨지게 했으나 그의 빚을 갚지 않기 위해 범행했다고 보기엔 이를 인정할 증거가 없다고 판단했다.

앞서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던 경남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 안인득과 중학생 딸의 친구를 성추행하고 살해한 '어금니 아빠' 이영학은 항소심에서 무기징역으로 감형된 바 있다. 권재찬의 항소심 재판부는 어떠한 판단을 내릴지 주목된다. 

/김태양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