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겪은 일들은 새로운 의미와 영감을 찾게 한다.
틀에 박혀 있지 않은 자신만의 여행을 통해 세상의 다채로운 모습을 느끼게 해 줄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 한낮의 미술관┃강정모 지음. 행복한북클럽 펴냄. 440쪽. 2만1천원
伊·英·佛 등 예술가들 사랑·열망 따라가기
그런 그의 지난 여정을 담은 '한낮의 미술관'은 이탈리아, 영국, 프랑스 곳곳의 아름다운 도시와 그곳의 예술가들이 지나온 삶의 자취를 따라가 보는 여행으로 채워져 있다.
그는 유명 작품 앞에서 인증숏만 남기고 바쁘게 돌아서는 것이 아닌, 예술가들을 채운 열망과 사랑과 삶에 대한 애틋함 등 복잡하고 아름다운 감정을 따라 걷는 여행을 제안한다.
■ 동유럽 기행┃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 지음. 송병선 옮김. 민음사 펴냄. 244쪽. 1만6천원
마르케스의 1950년대 '철의 장막' 경험담
서독에 머물던 젊은 작가이자 기자였던 마르케스는 어느 날 친구들과 충동적으로 동독 국경을 넘어 철의 장막으로 들어간다.
철의 장막은 장막도 아니고 철로 돼 있지도 않았다. 빨간색과 흰색으로 칠한 나무 방책, 그 장막 안에 석 달을 머문 그는 '철의 장막이 정말 철의 장막이기를 바라는 건 일반 상식이 모자란 결과라는 걸 깨달았다'는 이야기로 책을 시작한다.
그는 동베를린, 폴란드, 체코슬로바키아, 헝가리 등에서 그들을 관찰하고 한데 섞여 어울리며 동유럽 국가 한 곳 한 곳의 특징을 짧은 글 속에 날카롭게 담아낸다.
청년 시절의 작가 마르케스는 자본주의 서유럽과 공산주의 동유럽으로 나뉜 유럽의 정치적 현실을 증언하는 동시에 어떤 나라이건 그곳에 '사람'이 살고 있다는 사실을 서글프면서도 유머러스하게 전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