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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일 계속되는 물가 상승에 전기와 가스 등 공공요금도 이달부터 인상되면서, 여름 나기를 앞둔 취약계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사진은 쪽방촌이 밀집한 인천시 동구 만석동의 한 주택가 골목. 2022.6.29 /조재현기자 jhc@kyeongin.com
치솟는 물가 무서워…
최대한 안 쓰고 버틸 수 밖에 없어요
치솟는 물가에 공공요금까지 인상되면서 여름 나기를 앞둔 취약계층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최근 인천 동구 만석동 쪽방촌에서 만난 주민들은 다가올 불볕더위를 어떻게 보낼지 걱정스러운 반응을 보였다.

예년보다 일찍 열대야가 찾아오면서 밤늦게까지 더위로 고생했다는 주민 조모(74)씨는 "에어컨이 집에 있지만 전기요금까지 오르면 사용할 엄두가 나지 않는다"며 "습하고 더운 여름에 선풍기 1대로 여름을 날 생각을 하니 걱정"이라고 하소연했다. 주민 이성철(69)씨도 "물가가 올라서 천원이 아쉬운 상황"이라며 "최대한 안 쓰고 버티는 것 말고는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달부터 전기 요금·도시가스 올라
5월 소비자물가지수 전년비 5.4%↑
에너지바우처 '한달 5천원' 역부족
인천시, 무더위쉼터 전면 개방키로

한국전력공사와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달 27일 각각 전기 요금과 도시가스 요금 인상안을 발표했다. 7월부터 전기요금이 4.6%, 도시가스 요금은 7% 올라 4인 가구 기준으로 월 전기 요금은 1천700원, 도시가스 요금은 2천200원 가량 인상될 전망이다.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해 5.4% 상승했으며, 소비자 구매 빈도가 높은 품목의 가격변동을 나타내는 생활물가지수도 전년 동월 대비 6.7% 뛰었다.

기초수급생활자 중 생계급여나 의료급여를 받는 이들에게는 전기와 가스 등 에너지 요금을 지원하는 '에너지바우처'가 시행되고 있다. 에너지바우처는 하절기(7~9월) 3개월간 4인 가구 기준으로 1만5천원이 지급되는데, 한 달에 5천원이 지원되는 셈이다.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 등 취약계층을 돕는 단체인 인천쪽방상담소 박종숙 소장은 "전기요금이 많이 오르면 에너지바우처 지원금만으로는 부족하다. 형편이 어려운 저소득층 주민들은 더욱 부담을 느끼는 게 사실"이라고 우려했다. 또 "고시원이나 여인숙을 전전하는 취약계층은 공공요금이 오르면 임대인이 인상분만큼 월세를 올리는 탓에 거리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폭염에 더욱 취약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인천시는 공공요금 인상에 따른 취약계층 지원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인천시 에너지정책과 관계자는 "생계급여와 의료급여 수급자에 한해 지급됐던 에너지바우처 지원 범위를 주거급여와 교육급여 수급자까지 확대하고, 지원금도 인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시는 기초수급생활자가 아닌 쪽방촌 주민과 노숙인들을 위한 불볕더위 대응 방안으로 무더위쉼터를 전면 개방하고 노숙인 거리 상담원도 늘리기로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