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몸에 멍이 들고 늑골 16개가 부러질 정도로 6살 조카를 잔혹하게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외삼촌 부부가 감형된 항소심 판결대로 실형이 확정됐다.
대법원 제2부(주심 대법관·조재연)는 최근 살인 및 아동복지법상 아동학대 혐의로 기소된 외삼촌 A(40)씨와 그의 아내 B(31)씨에 대해 원심 판결의 징역 20년과 징역 5년을 각각 확정했다.
A씨 부부는 2020년 8월 인천 중구의 한 아파트에서 조카 C양의 얼굴, 가슴, 허벅지 등 온몸을 수십 차례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이들 부부는 같은 해 4월부터 양육한 C양이 편식하고 밥을 먹은 다음 수시로 토한다는 등의 이유로 학대를 시작했다. A씨 부부의 학대 수위는 점점 세졌고, 이 과정에서 C양은 늑골 16개가 부러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인천지법이 진행된 1심의 재판부는 A씨 부부의 살인죄를 유죄로 인정하고 징역 25년을 선고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C양을 살해할 고의는 없었다고 보고 살인죄가 아닌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했다. 폭행에 대한 아동학대죄는 1심과 같이 유죄로 인정됐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자신의 학대로 C양에게 상처가 생겼음을 알고도 병원에 데려가는 등 의료 조치를 하지 않았으나 인근 약국에서 소염진통제를 사서 몸에 연고를 발라주는 등 치료한 부분도 인정된다"며 "병원에 데려가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C양이 숨져도 어쩔 수 없었다고 생각하고 방임했다고 단정할 수 없다"고 판단했다.
A씨 부부와 검찰은 항소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장을 제출했으나 대법원이 이를 기각하면서 원심 판결이 확정됐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