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 메모리 시장 압도적인 우위
파운드리·시스템 분야에선 고전
저출산으로 절대 학생 수 감소세
부족한 반도체 인력은 어떤 분야인가? 자, 그럼 우리나라 반도체 산업에서 부족한 인력은 어느 부분일까? 반도체 산업은 전기·전자·설계, 재료·소재, 제조·공정·기계설비, 물성, 부품·장비산업 등이 얽혀 있는 종합 산업이다. 우리나라는 전기·전자, 재료, 물성, 일부 부품·장비 등 생산부문에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매년 반도체 회사에 지원하는 반도체 관련학과의 구직자는 넘쳐난다. 대기업을 못 가는 학생들이 아우성친다. 메모리 반도체 분야에서 인력은 부족하지 않은 것 같다. 반도체 인력은 반도체 학과나 전기·전자학과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물리, 화학, 재료, 기계 등 다양한 분야의 전공자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도체의 재료, 물성, 전자회로, 공정 등을 개선하고 개발하기 위한 R&D 인력은 대학원 석사 이상 고급인력이 필요하다. 반도체의 양자역학적 물성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물리학, 재료공학, 화학, 기계에 대한 지식이 필요하다. 노광기술, 에칭기술 등은 물리학과, 화학과, 재료학과의 전문 지식이 필요할 것이다. 따라서 반도체뿐만 아니라 이공계의 관련 학과로 범위를 넓히면 필요한 인력은 충분할 것이다. 그렇다면 실제로 부족한 인력은 어디일까? 부족한 인력은 기술을 선도해 나갈 R&D 분야의 고급인력, 우리나라가 뒤처져 있는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뉴로모픽 칩과 같은 신개념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분야이다. 그러나 시스템 반도체, 파운드리, 신개념 반도체 분야에 대한 투자와 경쟁력 있는 회사의 출현이 무엇보다 시급하다. 고용할 곳이 없는데 인력만 길러내는 것은 시장 논리에 맞지 않는다.
인재 공동 육성하는 '연공대' 대안
인적 자원·장비 공유로 강점 살려
연합공유대학을 만들자! 저출산으로 절대 학생 수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도권 대학에 반도체 학과 정원을 늘리면 지방대학이 고사할 것은 뻔한 일이다. 그러면 대안은 없을까? 이 문제를 타개할 수 있는 대안이 수도권대학과 지방대학이 반도체 인력을 공동 육성하는 가칭 '연합공유대학(연공대)'을 운영하는 것이다. 연공대는 반도체 육성에 필요한 정원을 조정하여 지방대학에 할당하고 그 정원을 수도권 대학과 공유하고 연합해서 인력을 육성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충남대학교에 정원 50명의 반도체 학과를 신설하면 이 새로운 학과는 충남대와 연합한 수도권의 인하대학교가 공동으로 운영한다. 2년 동안 충남대학, 2년 동안 인하대학교에서 교육을 받는다. 이렇게 하면 두 학교가 인적자원과 장비를 공유하고 서로의 강점을 살릴 수 있다. 연공대에서 만드는 반도체 관련학과는 반도체, 전기·전자, 물리학, 화학, 재료학, 금속학, 기계학 등 반도체 산업에 꼭 필요한 핵심적인 내용을 교육할 수 있어야 하며 학부를 4~5년제로 운영하고 학기를 1년에 3~4학기제로 운영함으로써 신속하게 전문적인 지식을 갖춘 인력을 양성할 수 있도록 한다. 필요하면 학부-대학원 연계 과정을 개설하여 고급인력을 양성한다. 반도체는 앞으로 30년 이상 우리나라의 기둥 산업을 유지할 것이다. 지속적인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 탁상공론을 하고 있을 때가 아니다. 지금은 신속히 일할 때이다.
/이재우 미래학회 회장·인하대학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