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쓰레기 섬은 지난주 집중호우로 한강 상류에서 떠내려온 각종 쓰레기가 부잔교(어선 정박 등을 위해 바다 위에 띄운 다리)에 걸려 생긴 것이다.
선원면사무소 공공근로사업에 참여하고 있다는 어르신 3명이 부잔교에 걸린 쓰레기를 끄집어내고 있었다.
구슬땀을 흘리며 쓰레기를 치우던 한 어르신은 "쓰레기 중에는 버려진 가전제품도 보인다"며 "온종일 일해도 이 쓰레기를 모두 치우는 것은 어려울 것 같다"고 푸념했다.
스티로폼, 축구공, 음료수병 등 생활 쓰레기로 뒤덮인 쓰레기 섬은 계속해서 떠밀려 오는 쓰레기로 점점 더 커지고 있다고 한다.
쓰레기는 부잔교뿐만 아니라 갈대에 걸리기도 하고, 걸리지 않은 쓰레기는 물길을 따라 계속 내려갔다.
스티로폼 등 이뤄진 '섬' 점점 거대
강화도 앞바다는 우리나라에서 유통되는 젓새우의 70~80%가 잡히는 해역이다.
더리미 포구에서 조업하는 어민들은 장마철 떠밀려오는 쓰레기로 홍역을 치르고 있다.
20년 동안 새우잡이를 하고 있다는 김홍식씨는 "매년 장마철만 되면 쓰레기가 이렇게 많이 내려온다"며 "쓰레기가 배를 매단 줄을 끊을 정도다. 조업을 나가 그물 던지기가 어려울 정도"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어민들은 밀려오는 쓰레기와 무더위로 인해 7~8월에는 잠시 조업을 쉬고 있다.
조업을 재개할 시점까지 쓰레기가 치워지지 않으면 그야말로 쓰레기 반, 새우 반인 상태가 된다고 한다.
강화도로 내려오는 해양 쓰레기를 막으려면 한강 하구에서부터 쓰레기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러나 쓰레기 차단막이 한강 하구에서 20~30㎞ 떨어진 황산도 인근에 설치돼 있어 어민들에게는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
하구 멀리 떨어진 차단막 도움 안돼
김진남 더리미 어촌계장은 "지난주 집중호우로 인해 팔당댐이 개방됐다. 거기서부터 내려온 쓰레기가 이렇게 쌓이는 것"이라며 "매년 똑같은 문제가 발생하는데 인천시와 강화군의 대책은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차단막을 초지대교 위쪽과 한강 등지에 설치하는 등 근본적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인천시 해양환경과 관계자는 "차단막은 수심과 뱃길 등을 고려해야 해서 아무 곳에나 설치할 수 없다"며 "내년까지 해양환경정화선을 추가로 도입하는 등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근본적으로 해양 쓰레기를 줄이기 위해서는 육상 쓰레기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 이를 위해 환경부, 해양수산부 등과 함께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변민철기자 bmc0502@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