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기 어르신 중 약해진 허리로 인해 '복대'라고 불리는 허리보호대를 하고 생활하시는 경우가 종종 있다. 걸을 때 허리를 펴려고, 무리했을 때 허리가 아플까 봐 미리 착용하기도 하고, 만성 통증으로 오랜 시간 착용하기도 한다. 허리보호대는 말 그대로 허리를 보호하지만, 장시간 착용하면 척추 건강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다.
허리보호대는 허리를 압박하며 지지하는 역할을 한다. 허리를 지탱하는 등쪽에 있는 기립근과 배의 복근을 대신해 척추에 가해지는 부담을 덜어 허리를 안정시킨다.
이 때문에 급성 요통의 경우 허리보호대 착용이 통증 완화와 조기 회복에 도움이 된다. 또 허리 시술이나 수술을 받았다면 허리보호대 착용을 권한다(단, 종일 착용을 권하진 않는다).
장시간 착용하면 척추 건강에 악영향
근육 점점 퇴화… 꾸준한 운동 등 필요
그렇지만 허리보호대를 계속 착용하고 있으면 근육이 해야 할 일을 척추가 하게 된다.
어르신들의 입장에서는 허리를 꽉 지지해주므로 척추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허리보호대에 역할을 뺏기고 할 일이 없어진 근육은 점점 약해지고 퇴화한다. 약해진 근육 때문에 몸을 지탱해야 하는 척추의 부담은 더 커지면서 퇴행성 척추질환이 더 쉽게 발생할 수 있는 환경이 되는 것이다.
허리보호대는 급성요통이나 특정한 상황에서 적절하게 사용해야 한다. 2~3시간 이상 착용하는 것은 좋지 않다. 대신 평소엔 꾸준한 운동으로 척추 근력을 강화하는 것을 추천한다.
척추와 함께 신체 중심을 지지하는 근조직인 심부근육은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복부, 등, 허리, 골반 등 골격에 가까이 붙어 관절의 원활한 움직임을 돕고 있다(배 속 빗근과 복직근, 척추 부근의 척추기립근과 가로돌기사이근 등이 심부 근육에 포함된다).
척추 인근에 자리한 심부 근육의 경우 척추를 지탱하고 유연한 굴곡 운동이 이뤄지도록 견인하고 있다. 이러한 심부 근육이 약해지면 자세의 불안정, 힘의 불균형으로 허리디스크나 근육통, 염좌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평소 엎드려서 팔과 다리를 들어 올리는 '슈퍼맨'동작이나 엎드린 상태에서 어깨부터 발목까지 몸이 일직선이 되도록 유지하는 플랭크 자세는 심부 근육 강화에 도움을 준다.
허리보호대는 허리를 보호한다. 그러나 치료는 아니므로 꼭 병원에서 정확한 진단에 의해 치료를 진행하고, 증상에 맞는 운동처방으로 척추 근력을 단련하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