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0601000209300009291
용인대학교 한진수 총장은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발맞춰 대학도 미래를 예측하고 변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2.7.6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

"총장의 말에 '노(No)'를 할 수 있어야죠. 그게 당연한 거 아닙니까."

용인대학교 총장실에는 일반적인 기관의 간부급 사무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근사한 소파가 없다. 대신 넓은 테이블과 의자들이 놓여있고, 테이블 한쪽 끝에는 대형 TV가 있다. 마치 회의실을 방불케 한다. 원래부터 소파가 없었던 건 아니다. 4개월 전 한진수 제9대 총장이 취임하면서 바뀐 풍경이다.

한 총장은 "손님을 초대해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소파도 물론 필요하겠지만 총장 빼고 총장실을 가장 많이 찾는 건 우리 직원들"이라며 "교직원과의 소통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생각에 소파부터 치웠다"고 설명했다.

소파만 없앤 건 아니다. 권위와 수직적 문화도 없앴다.

총장 주재 회의에는 간부급 직원 외에 안건을 최초로 기안한 말단 직원도 참여하게 했다. 수직적 보고 체계에서 비롯되는 비효율성을 탈피하기 위한 한 총장의 제안이었다. 기안자에게 의견을 묻고 회의 참석자 모두의 생각을 취합해 최종 의사결정을 진행하며 총장의 의견은 그중 하나일 뿐이다.

한 총장은 "총장의 생각이 100% 다 맞을 수 없기 때문에, 아니다 싶을 땐 반박을 해야 발전적 토론이 가능해진다. '예스맨'은 조직의 발전을 저해한다"며 "처음엔 총장의 말에 무조건 끄덕끄덕하던 직원들도 이제는 조금씩 바뀌어 가고 있다. 이게 진정한 소통"이라고 강조했다.

예스맨은 조직발전 저해… 반박 필요
보수적이고 경직된 문화 탈피 집중
정도·미래경영·신나는 직장 만들것


총장 부임 이후 4개월간 그는 기존 대학의 보수적이고 경직된 문화를 탈피하기 위한 노력에 집중했다. 직원들 외에도 단과대학을 직접 돌며 교수들을 만나 자신의 가치 철학을 알리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이렇게 1년 정도 내부 조직문화를 정립하고 그 뒤로는 외부활동에 집중하겠다는 게 그의 계획이다.

한 총장은 "총장이 총장실에 가만히 앉아있으면 되겠나. 많은 사람을 만나 학교를 홍보하고 적극적으로 움직일 생각"이라며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시대는 지났다. 총장부터 대학 발전을 위해 방법을 찾고 직접 발로 뛰어야 한다"고 피력했다.

그가 취임한 뒤 가장 먼저 교내 기숙사 추가 건립을 추진키로 한 것도 이 같은 맥락에서였다. 기숙사에 외국인 유학생을 초청해 '서머캠프' 등을 유치하면 용인대가 자랑하는 태권도를 비롯해 한국의 문화를 알리고 수익도 창출할 수 있겠다는 구상을 실천으로 옮긴 것이다.

총장 부임 이후 엔도르핀이 마구 솟는다는 한 총장. 그는 "정도 경영, 미래 경영, 신나는 직장 이 세 가지를 목표로 삼았다. 신나는 용인대를 만들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용인/황성규기자 homer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