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먹는 것이 낙이고 먹을거리가 넘쳐나는 시대다. 먹방 프로그램이 늘어나고, 각종 맛집을 접하는 방법도 다양해졌다.
하지만 그 이면에 '거식', '폭식', '먹토' 등 식이(섭식)장애를 겪고 있는 이들의 세상은 고통스러웠다.
식이장애라는 병과 맞서며 용기 있게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낸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 나는 식이장애 생존자입니다┃사예 지음. 띠움 펴냄. 296쪽. 1만6천원
SNS 만화 '사예의 식이장애 일지' 발간
거식·폭식 등 4개 챕터로 솔직한 경험담

책은 거식증, 폭식증, 치료, 완치 등 모두 4개의 챕터로 나눠 식이장애에 대한 작가의 솔직한 경험담을 그려내고 있다.
만화를 보다 보면 식이장애라는 병이 얼마나 고통스럽고 힘든지, 이를 이겨내기 위해서 어떤 노력을 했는지, 그 과정에서 남들이 보지 못하는 작가의 심정은 어떠한지를 아주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게 따라가게 된다.
또 식이장애 때문에 남몰래 고민하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한 그림으로 어루만지는 역할을 한다.
이번 책에는 연재 당시 공감을 얻어낸 에피소드와 공개되지 않은 솔직한 뒷이야기, 만화에는 담지 못한 식이장애를 겪는 이들에게 도움이 될 글 등이 함께 담겼다.
■ 날것 그대로의 섭식장애┃정유리 지음. 부키 펴냄. 212쪽. 1만4천원
먹토·폭토 반복 거식증 13년 자기고백
강박·집착 극복하기까지 과정 촘촘하게

비정상적인 사고와 행동들로 저자의 삶은 망가졌다. 위염과 식도염은 물론 머리카락과 근육이 빠지고, 앙상한 몸이 눕는 것조차 불편하게 만들었다. 고통스럽고 불행했지만 먹는 것에 대한 강박과 집착은 그만둘 수가 없었다.
책은 섭식장애 중에서도 거식증을 겪은 저자의 고백이자, 자신을 구하기 위해 용기 있게 쓴 글이다. 남들에게는 너무도 쉬운 '밥 먹는 일'을 못하는 사람들에게는 저마다의 이유와 고통이 있다. 저자는 "이 병을 숨기고 변명하고 거짓말하느라 너무 지쳤다"고 말하며 병에 대해 오해 없이 알리고자 했다.
음식을 거부하게 된 한 개인의 촘촘한 이야기와 그 병을 극복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견하게 된 주변 사람들의 사랑. 결국, 이 병에도 끝이 올 수 있다는 사실을 통해 저자는 용기가 필요한 또 다른 이들의 마음에 자신의 고백이 와 닿기를 바란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