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7월1일자 5면 보도=구멍난 하늘에… 대출금 갚으려던 농민은 '망연자실')로 경기도가 직격탄을 맞아 아직까지 복구 작업이 벌어지고 있는 가운데 8일부터 내주에 이르기까지 여러 차례 폭우가 예고되자 또 다시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폭우전야' 상황에서 수해 대비가 미흡한 일부 현장의 시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오늘부터 장마 다시 찾아오는데
대비 미흡한 일부지역들 불안감
7일 찾은 수원시 영통구 산자락에 위치한 한 아파트 단지. 지난 1일 폭우로 토사물이 쓸려내려와 2m 높이 옹벽이 붕괴된 현장은 1주일이 지났음에도 복구는 엄두도 못낸채 임시방편으로 크고 작은 모래주머니만 쌓여있는 상태다.
이 구역에 위치한 지자체 소유 녹지경관의 토사물은 2017년부터 올해까지 장마철마다 아파트 단지로 침수 피해를 안겨왔다. 그러나 영통구청 녹지공원과는 시공 당시 안전기준을 충족했다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현장에서는 아파트 관리실 직원이 직접 물길을 만들며 방재 작업에 열중하고 있다.
옹벽 무너지고 하천 범람한 곳
임시방편 모래주머니 쌓기 그쳐
광교웰빙타운 근처의 한 하천도 방재 작업이 한창이다. 하천은 지난주 폭우로 범람한 토사물 흔적이 현재까지 도로에 남아있다.
물길이 쓸고 간 하천 변을 모래주머니를 쌓아 채우고 있지만 인근 주민들의 근심은 지워지지 않는다. 인근 아파트 단지 주민 이모씨는 "지난주엔 물이 넘쳐 보행로까지 차오를 정도였는데 모래주머니도 떠내려가진 않을지 걱정된다"고 말했다.
현장의 관계자는 "물에 떠내려가지 않도록 바위를 쌓아둘 수 있지만 하천정비계획을 통해 결정되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발목 높이까지 물 차오른 세류역
맨홀·배수구 정비하지 않고 방치
지하철 통로에 발목 높이까지 물이 찼던 세류역도 다가올 장마를 대비하고 있었지만, 시민들은 여전히 불안을 호소했다. 침수됐던 구역에 초록색 미끄럼 방지 발판을 놓은 것이 전부였을뿐더러, 역 바깥쪽 빗물이 모이는 구간의 맨홀이나 배수구는 여전히 정비되지 않은 채 방치됐기 때문이다.
역 관계자는 "(지난번 사태는)기록적인 폭우에 인근 공사 현장에서 고인 물이 겹쳐 일어난 것이라 (또 다시)비슷한 일이 또 일어날 것 같진 않다"고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주 침수현장을 직접 봤다는 60대 남성 김모씨는 "내부에 발판을 깔아둔 것만으로는 저번처럼 물이 차면 별 소용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역 앞에서 20년간 슈퍼를 운영했다는 60대 여성 이모씨는 "세류동이 저지대라 위쪽부터 물이 내려와 역 앞으로 고이게 되는데, 이 근처에 있는 맨홀은 저번처럼 비가 내릴 때면 물을 뿜어내기 바쁘고 배수구는 담배꽁초나 쓰레기로 가득해 물이 제대로 빠질 수가 없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한편 기상청은 다음주부터 전국적으로 장마전선이 형성돼 다시 장마가 시작될 것이고, 주로 중부지방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