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인천 남동국가산업단지 공장 부지 가격이 1㎡당 300만원을 넘어서는 등 수년간 지속해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하반기엔 금리 인상 등의 영향으로 거래량이 줄고, 가격 상승도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해 38억 판 부지 '올해 60억'
코로나 악재에도 제조업 성장세
10일 국토교통부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을 통해 처음 공개한 남동산단 거래 가격을 분석한 결과, 올해 1~6월 일반공업용지 가격은 1㎡(대지면적 기준, 100㎡ 이상)당 평균 329만원으로 나타났다. 2019년과 2020년에 각각 240만원과 239만원으로 큰 변동이 없었지만, 지난해 296만원으로 오른 데 이어 올해는 300만원대를 돌파했다. → 그래프 참조
이처럼 공장 부지 가격이 상승한 이유는 지난 2년간 이어졌던 저금리 기조가 반영된 것이라는 분석이 있다. 남동산단 인근 공인중개업체들에 따르면, 지난해 3월 38억원에 거래된 1천650㎡(500평) 규모 공장 부지 가격이 올해 3월 60억원까지 올랐다.
코로나19 사태 영향에도 제조업은 유통 부문 등과 달리 성장세를 이어갔다. 이 때문에 공장 부지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남동산단 생산 실적은 30조8천억원으로, 전년(26조8천억원)보다 15% 향상됐다. 이에 따라 공장 부지 거래량도 2019년 45건에서 2020년 94건, 2021년 102건을 기록했다.
올해도 저금리 기조가 이어지던 3월까지 25건의 거래가 있었으나, 금리 인상이 본격화한 2분기(4~6월) 거래량은 13건으로 줄어들었다.
'기준 금리 인상' 하반기 꺾일 듯
"높은 금리 탓 거래 연결 힘들어"
올 하반기에는 거래량이 더욱 줄어들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0%대 금리를 유지하던 미국이 최근 3개월 사이 금리를 3차례나 인상했고, 한국 역시 올해 1월 기준 1.25%였던 기준금리를 1.75%까지 인상하면서 대출 금리가 오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원자재와 유류 가격도 큰 폭으로 오르면서 공장 운영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동산단 인근에서 20년째 공인중개업을 하는 유모씨는 "평(3.3㎡)당 1천만원에 나온 상업용지도 팔리지 않고 있는데, 공업용지는 팔릴 가능성이 더욱 낮다"며 "공장뿐 아니라 아파트와 상가 등 부동산 시장 전체가 얼어붙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공인중개사 이모씨도 "50인 미만 소기업은 물론, 중견기업 업주들 사이에서도 공장을 헐값에 내놓아야 하나 고민하는 이가 많다"며 "공장이 매물로 나와도 높은 금리 때문에 거래로 연결될 가능성이 적다. 적어도 연말까지 '거래 절벽'이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국토부는 지난 8일부터 공장과 창고 가격 등 비주거시설 실거래가를 공개했다. 국토부는 실거래가 공개가 기업 활동에 필요한 시장 가격을 쉽게 확인하고, 투자를 확대하려는 기업의 의사결정이 빨라지는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