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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수원과학대학교의 모습. 2022.7.11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미달 사태를 피하지 못한 경기지역 대학들이 통폐합을 추진하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에 대비해 대학 통합·대규모 학과 구조조정에 나선 것이지만 학생들은 구성원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은 '일방적 통폐합'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수원대학교와 수원과학대학교는 2023년을 목표로 통합(7월 11일자 11면 보도="통폐합으로 경쟁력 강화"… 수원대학교-수원과학대 통합 올해 안 마무리 박차)을 추진중이다. 이달 중으로 교육부에 통합계획을 제출하고 늦어도 8월 중에는 통합 절차를 승인받겠다는 계획이다. 이번 통합은 학령인구 감소로 인한 '미달사태'를 극복하기 위해 추진됐다.

수원과학대는 지난 2년 연속 학생 충원율이 70% 안팎에 그쳐 100억원대의 적자를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수원과학대 관계자는 "입시 경쟁력이 떨어져 같은 법인인 수원대에 구조요청을 한 셈"이라고 말했다.

수원대 학생 "통합 원치 않고 공지도 없어"
화성 장안대 학생·교수들도 재검토 요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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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오후 수원과학대학교의 모습. 2022.7.11 /김도우기자 pizza@kyeongin.com

학생들은 이번 통합이 의견수렴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됐다는 입장이다. 11일 수원대에서 만난 재학생 변모(22)씨는 "일주일 전 메신저 방 공지를 통해 앞으로 설문조사를 하겠다고 간략하게 전달받은 게 전부"라고 말했다. 정모(21)씨도 "통합을 원치 않는 학생이 많음에도 자세한 공지를 받지 못했다"고 했다. 수원과학대 재학생 김모(21)씨도 "자세히 어떻게 진행된다는 내용은 듣지 못했다. 학생 대부분이 학과에 어떤 변화가 생길지 잘 모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두 학교는 추후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학생들에게 통합 관련 내용을 설명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화성 장안대 역시 대규모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학생들의 반발에 부딪혔다. 장안대는 전체 과 37개 가운데 16개 과를 폐지하고, 5개 과를 신설하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 중이다. 장안대는 올해 입학정원 2천130명 중 절반도 채우지 못했으며, 일부 과는 신입생을 1명도 모집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일부 학생과 교수들은 폐과를 일방적으로 통보받았을 뿐,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수렴이 없었다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불만을 가진 학생들은 교내에서 피켓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학교 측은 학생 의견 수렴 과정을 거쳤으며, 학습권을 보장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입장이다.

장안대 관계자는 "대학이 학교가 어렵다는 상황을 설명하지 못해 설득이 부족했을 수는 있겠으나 간담회를 개최하는 등 의견 수렴 절차를 거쳤다. 구성원 100%가 만족하는 구조조정은 어렵겠지만 잔류를 원하는 학생은 끝까지 공부하게 하고, 전과를 원하면 도우며 학습권을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김학석·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