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Kt는 출발은 부진했지만 꾸준히 상승하여 중위권에 들어섰다. 외국인 투수 쿠에바스와 타선의 핵심인 강백호 선수가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들의 빈 자리는 극복되었다. 창단 초기에 입단한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고 경험이 축적되면서 팀의 주축으로 성장했다. 외부 영입 베테랑과 조화를 이룬다. Kt는 강팀의 반열에 들어서고 있다. 현재 추세면 포스트시즌 진출이 가능하다. 운이 따른다면 2연패(連패)도 바라볼 수 있다.
한화는 전반기에 10연패(連敗)의 수모를 당했다. 올해만이 아니다. 3년 연속 10연패로 KBO리그 신기록이다. 2년 연속 꼴찌였고 올해도 유력하다. 전문가들은 한화의 부진을 세대교체 실패에서 찾는다. 신인선수를 육성하지 못했다. 외국인·외부 선수 영입도 성과가 없었다. 경험이 부족한 선수들이 팀의 주축이다. 승부의 고비마다 어이없는 플레이가 속출한다. 한화의 침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그로 인해 리그 전체의 흥미도 떨어진다.
지속적인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세대교체가 필수적이다. 야구단만이 아니다. 어느 조직이나 마찬가지다. 정당도 예외일 수 없다. 정권 유지와 수권 능력 창출을 위해서는 원활한 세대교체와 신구조화가 필요하다. 이를 통해 유권자의 변화를 수용해야 한다.
정당, 수권능력 창출 신구조화 필요
2030 이끌어낸 이준석 '정치적 자산'
성추문 단호했던 박지현 '이름 알려'
우리의 정당은 지역과 이념을 기반으로 대립하고 있다. 지난 대선에서는 세대와 젠더 갈등도 더해졌다. 국민의 힘은 젊은 이준석 대표를 앞세워 혁신의 이미지를 더했다. 평가는 제각각이겠지만 호남과 2030을 끌어안은 이준석 대표의 노력은 인정해야 한다. 그렇지만 이제 그는 당원권이 정지되었다. 표면적인 징계사유는 '성접대 의혹'이지만 핵심은 2030 세대와 586세대의 갈등으로 보인다.
대선 이후 민주당은 박지현을 비상대책위원장으로 내세웠다. 그리고 모두 다 그의 등 뒤로 숨었다. 예정된 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은 그의 몫이었다. 이제 새 당대표를 선출하려고 한다.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의 당대표 출마는 저지됐다. 박지현은 반발하고 있으나 그의 목소리는 묻히고 있다. 민주당의 4050세대 정치인들은 노회해졌다. 젊은 여성을 총알받이 삼아 자신의 생명을 연장한다.
이준석 대표와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젊다. 젊은이들에게 우리의 미래가 달려있다. 그러나 2030의 정치역량은 아직 미흡하다. 젊음의 패기가 노회한 기득권과 맞서기는 역부족이다.
여야 구분 없이 현역 국회의원들은 자신의 생존이 최대과제다. 그들에게는 다음 총선만 중요할 뿐이다. 현재 처신에 따라 미래가 결정된다. 그들에게 세대교체, 새로운 리더십은 공허하다. 나 없는 미래가 무슨 의미가 있는가. 내가 없는데 누가 개혁을 한단 말인가. 내가 없으면 아무것도 아니다. 하지만 국민들은 자신을 희생하는 정치인을 원한다.
우리 정치풍토 극한의 권력투쟁만
강한 조직 유지위한 세대교체 뒷전
향후 우리나라 정치는 지역, 이념에 세대와 젠더 갈등이 더해진 양상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 지난 선거에서 2030의 참여를 이끌어낸 이준석의 성과는 그의 정치적 자산이다. 민주당이 젊은 비대위원장을 처음부터 '소모품'으로 상정했다는 것을 국민들은 모두 다 알고 있다. 그렇지만 박지현 전 비대위원장은 전 국민에게 자신의 이름을 알렸다. 그는 민주당원들의 성추문과 도덕성의 문제를 단호하게 지적해왔다. 그 자산을 어떻게 활용하는가에 따라 그의 정치적 미래가 결정될 것이다.
지금과 같은 우리의 정치풍토에서 신구간의 조화로운 세대교체는 무망하다. 오로지 극한 권력투쟁만 있을 뿐이다. 언제나 생명력을 유지하는 조직은 위협적이다. 항상 강한 조직이 되어야 한다. 정당들은 세대교체를 통해 강팀을 만드는 프로야구단 운영에서 교훈을 얻어야 할 것이다.
/이영철 협성대 미디어영상광고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