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키오스크(kiosk)는 현재 무인전자기기란 뜻으로 통용된다. 2010년 무렵에 등장하여 은행의 ATM, 건물 안내, 지하철과 시외버스 승차권 무인판매, 관공서의 무인 민원 발급기 등 다양한 용도로 이용되고 있다. 최근에는 대형마트·편의점·패스트푸드점 등에서도 도입하는 곳이 많아졌다.
키오스크란 말은 궁전 또는 별궁(別宮)을 지칭하는 페르시아어 쿠슈크(kushk)에서 비롯된 튀르키예어(터키어) 쾨슈크(kO k)에서 나온 말이다. 이 말이 유럽으로 퍼져 20세기 들어서부터 길가에 설치된 작은 박스형 가게들을 키오스크라 했다. 또 튀르키예어 의자에서 나온 말로 대성당(cathedral)이 있는데, 이 말은 현재 가톨릭에서 주교가 주석하는 큰 성당이란 뜻으로 쓰인다. 오르한 파묵의 추리소설 '내 이름은 빨강'은 이 같은 튀르키예의 문화와 예술을 잘 그려냈고, 이를 느낄 수 있게 해주는 작품이다.
한편 황제를 뜻하는 시저(Caesar)는 율리우스 카이사르(Julius Cæsar)에서 나온 말로 독일어로는 카이저(Kaiser)가, 러시아에서는 차르(tsar)가 됐다. 또 영어의 피터, 러시아어의 표트르는 십이사도의 한 사람인 베드로에서 나온 말이다. 언어의 기원은 알 수도 없고 밝혀내기도 어렵지만, 어떤 단어들은 기원도 분명하고 인류사회와 세계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코로나19와 인건비 상승 등의 이유로 키오스크를 도입하는 곳이 많아졌다. 그러나 키오스크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우선 시각장애인들에게는 무용지물이며, 디지털 기기 사용이 익숙하지 않은 노인들에게는 불편함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앞으로 과학기술이 발전되면 이 같은 현상이 더욱 가속화할 터인데, 이에 대한 사회적 배려가 시급해 보인다.
서울디지털재단의 조사에 따르면, 대도시에 거주하는 55세 이상의 시민들 가운데서 키오스크를 이용하거나 이용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45.8%였다. 시니어 세대의 절반 이상은 키오스크를 사용하지 않거나 이용에 어려움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다행히 이에 대한 대책들이 속속 나오고는 있으나 디지털 소외 계층이 없도록 사회적 관심과 배려가 더 강화되어야 할 것이다. 편리를 위해서 도입한 기기나 제도가 불편과 소외를 초래해서는 곤란하다.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