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력은 두 가지 선택지를 갖는다. 하나는 단기대안으로 지지층 중심의 진영접근이자 보수적 요구의 부응이다. 대통령의 '국기문란'과 '국가범죄' 언급을 두고 일부에서는 '문재인 정권 털기의 사정정국 강경 드라이브 임박'으로 해석한다. 문제는 단기처방으로 지지층을 지킬 수 있느냐인데 이게 쉽지 않아 보인다. 최근 여론동향을 보면 '데드크로스'를 넘어 출범 한 달 20일 정도에 이런 사태는 심각한 상황의 '총체적 난국'이다.
6월 중순 이후 조사를 보면 ARS방식에서는 부정평가가 절반을 넘었고, 면접방식에서도 긍정평가가 빠르게 줄어드는 추세였다. '이준석 징계효과'로 부정평가가 60%를 넘는 조사가 나왔는데 정부출범 후 가장 큰 격차다. 정당 지지도에서조차 민주당 역전현상이 나타난다. 대통령과 국민의힘 지지율이 조정 없는 하락세로 저점을 계속 경신할 가능성까지 제기된다.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는 핵심 지지층의 동요를 의미한다. 2030과 50대 그리고 중도층이 먼저 떠났고 영남과 60대 이상 그리고 보수층의 이탈로 이어지는 양상이다.
특별감찰관 임명·인사 시스템 점검 시급
여당·한덕수 내각의 책임 역할 부여해야
윤석열 지지의 '반사체적 성격' 때문이다. 콘크리트 지지층은 없다. 작년 12월31일부터 여론조사 공표 금지기간이 시작되기 직전인 지난 3월2일까지 여론조사 260개의 정권교체 평균 지지여론은 51.6%였다. 대선에서 그는 '반(反)문재인+비(非)이재명 결집'으로 48.6% VS 47.8%, 0.73% 포인트의 신승을 거두었다. 정권교체라는 대선의 정치적 어젠다에 올라탔고 '정권교체를 요구하는 평범하고 상식적인 사람들'의 필요와 지지로 간신히 이겼다. '정권교체의 도구'가 윤석열 권력과 정치의 출발점이어야 하는 이유다.
최근 대통령 지지율 하락은 '정권교체' 이후의 '윤석열 어젠다'를 요구하는 민심이다. 국민통합과 민생경제 그리고 법치 공정 상식의 윤석열 어젠다 접근이다. '시대정신의 윤석열 어젠다'는 2030과 50대 그리고 중도층의 지지를 견인할 수 있다. 영남과 60대 이상 그리고 보수층의 지지는 당연하다.
역대급 경제 위기 공감하는 리더십 필요
민심, 우려에서 분노로 넘어가지 않게 해야
첫째, 특별감찰관의 신속한 임명이다. 그게 법치다. 특별감찰관은 주변관리의 엄정함을 상징한다. 스스로의 경계이기도 하다. 둘째, 인사 시스템의 점검과 복원이다. 대통령은 법조인이 폭넓게 정관계에 진출하는 게 법치국가라고 믿지만 국민 10명 중 6명은 '검찰공화국' 주장에 공감한다. 측근과 인맥국정 논란에서 벗어나기, 그게 공정이자 상식이다. 셋째, 여당과 한덕수 총리 내각의 겸손과 여유의 자세다. 체질적 충성여당은 물론 여의도 출장소의 오명을 벗어난 여당과 책임과 역할의 내각이어야 한다. 그러려면 대통령의 인식과 태도변화가 전제되어야 한다. 윤 대통령의 지난 두 달은 조직과 시스템이 아니라 본인의 감으로 밀고 나가려는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대통령실 참모도 내각의 장관이 있는지 모르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충분히 제공해야 한다. 그는 '준비된 대통령'이 아니다. 작년 6월29일 대선출마를 선언했다. 대선출마를 결심했더라도 검찰총장에서 물러난 게 작년 3월3일이다. 1년 만에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다. 시대정신과 국정과제 그리고 정책적 수단 등에 대해 고민할 시간과 기회가 당연히 적었다. 여당이 부족한 부분을 메워야 한다. 과도기적 성격의 권성동 직무대행체제의 역할이 중요한 이유다. 당과 국회에 다른 목소리가 존재하게 하는 여유와 겸손은 정치의 복원을 가능하게 할 것이다. 넷째, 6%를 넘어 7% 넘어까지 예상되는 물가상승률은 24년 만의 최고 사람들은 역대급 경제위기를 걱정한다. 공감하는 권력이자 함께 하는 긍정의 리더가 필요한 상황이다.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여든 야든 보수든 진보든 상관없이 권력이 우리 삶의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의 더 나은 삶을 가능하게 해주는 것이다.
국민의 권력심판 주기가 빨라졌다. 어떤 권력도 예외는 아니다. 민심이 우려에서 짜증 그리고 분노로 넘어가지 않게 해야 한다. 윤석열 어젠다, 위기극복의 시작이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학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