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장 기자를 필요로 할 사람'으로 꼽힌 성전환자는 회사를 찾았고 학생시절부터 현재까지 자신이 어떻게 살아왔는지, 어디서 상처받았고 또 왜 싸우는지, 무엇이 바뀌어야 하는지를 담담하게 설명했다. 본인 얼굴을 찍어도 된다고 했고 다른 퀴어를 연결해 주겠다고도 했다. 수습기자와 함께 그분을 만나고 돌아오면서 기사를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누구인지를 끊임없이 설명해야 하는 삶이었고, '다름'이 디폴트 값으로 설정돼 왜 다른지를 설명해야 하는 삶이었기 때문이다. 그런 삶을 가까이서 보는 건 단지 교육 이상의 것이고, 보도할 가치가 있는 일이었다.
수습기자는 주말 시간을 할애해 대학생 퀴어를 만났고, 트랜스젠더 호르몬 치료를 전문으로 하는 병원을 찾아갔고, 그들에게 최소한 울타리가 되어 줄 조례나 법이 있는지 살펴봤다. 그리고 내린 결론은 바로 그들이 가장 일반의 보통 사람이라는 사실이었다.
'가장 보통의 퀴어' 기획기사는 이렇게 탄생했다. 그들도 사랑할 사람을 찾아 거리를 헤맨다는 점에서 나 혹은 수습기자와 다르지 않았다. 친구와 모이길 원하고 일자리를 찾아 다니기에 그들과 우리는 동일했다. 하나 다른 것은 나 혹은 수습기자는 성적 지향과 가치관 혹은 삶의 방식을 굳이 누군가에게 설명할 필요가 없지만 그들은 늘 그것을 설명해야 한다는 점이다. 목소리 높여 자신을 자신이라고 외쳐야 겨우 다름을 인정해주는 것, 그거 하나가 달랐다.
'가장 보통의 퀴어'를 나에게 알려준 수습기자의 이름은 유혜연이다. 수습은 바이라인을 달지 않는다는 철칙 때문에 비록 제 이름으로 기사를 올리진 못했지만, 나는 수습기자를 통해 또 하나를 배웠다.
/신지영 사회교육부 차장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