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 박모(36)씨는 이번 주말 초복(16일)을 앞두고 삼계탕 음식점에 전화를 걸었다 화들짝 놀랐다. 삼계탕 한 그릇의 가격이 2만원에 육박한 것이다. 5인 가족이 삼계탕을 먹게 되면 10만원을 지출해야 하는 것이다. 박씨는 아무리 보양식이라고 하지만 점심 한끼 식사로는 부담이 돼 집에서 가족들과 삼계탕을 만들어 먹기로 했다.
실제로 14일 수원의 삼계탕 가게를 둘러보니 삼계탕 한 그릇의 가격은 대부분 1만5천원을 웃돌았다. 비싼 곳은 1만9천원인 곳도 있었다. 한 가게 주인은 "닭고기 도매가가 올랐고, 약재와 각종 채소 등 모든 원재료 가격이 올라 손님들의 원성을 무릅쓰고 어쩔 수 없이 최근 2천원을 올릴 수밖에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닭고기 물론 원재료 올초比 20%↑
복날 5인가족 먹을땐 10만원 부담
물가상승세 속 2만원 돌파 예측도
외식대신 집 조리에 마트선 이벤트
대표 보양식 재료인 닭고기의 가격이 크게 오르면서 삼계탕 가격도 급등, 초복을 앞두고 이를 찾는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졌다.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14일 기준 1㎏당 닭고기 도매가는 3천873원으로 지난 1월(3천276원) 대비 600원 가량 올랐다. 이외에도 대추, 마늘 등 삼계탕의 각종 원재료 값도 올초 대비 20% 이상 뛰었다. 상황이 이렇자 삼계탕 가격도 덩달아 오르게 돼 2만원에 육박한 '금계탕'이 됐다.
다음 달 말복 무렵에는 삼계탕 가격이 2만원을 넘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삼계탕 가격은 통상적으로 초복 전후에 인상되곤 했지만, 올해는 소비자물가가 연초부터 계속 상승하는 추세 속 하반기에 가격 인상 폭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금계탕'에 박씨처럼 외식을 포기하고 집에서 삼계탕을 만들어 먹는 이들이 늘어날 것으로 보이자, 유통업계는 이벤트에 나섰다.
지난 13일에 찾은 수원시내 한 홈플러스에는 생닭 판매대를 찾는 주부들이 적지 않았다. 주부 A씨는 "주말에 외식하려고 했는데 비용이 만만치 않아 집에서 해먹으려 살펴보고 있다. 비싸면 어쩌나 했는데 할인행사가 많아 부담이 줄었다"고 말했다.
홈플러스는 생닭을 비롯해 완도전복, 자포니카 생 민물장어 등 보양식 주재료를 17일까지 할인 판매하는 '초절약 초복 대전'을 전개한다. 롯데마트도 동물복지 백숙용 닭(1㎏)은 8천980원, 대(大)사이즈 완도전복은 9천800원에 할인 판매하는 등 수·축산물 할인 행사를 진행한다. 온라인에서도 초복 겨냥 이벤트가 왕성한데, SSG닷컴은 17일까지 하림 백숙용생닭(1㎏)을 4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
/서승택·윤혜경기자 taxi22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