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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권재 오산시장이 오산시의 도시, 산업 구조 변화의 필요성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산/김학석기자 marskim@kyeong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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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선 8기 신임 오산시장 취임식 날인 지난 1일 오전 8시, 이권재 시장은 오산역환승센터로 갔다. 그 곳에서는 출근하며 하루를 여는 오산시민들이 분주한 발걸음을 옮기고 있었다. 지난 5월 지방선거 운동 기간에는 소중한 한 표를 호소하는 후보자들이 매일 같이 나와서 아침 인사를 하던 곳이다.

이 시장도 자주 이곳을 찾아 시민들을 만나면서 당선이 돼 다시 찾아오고 싶다는 희망을 가졌다. 당선이 되면 감사하는 마음으로 다시 찾아오리라 결심도 했다.

市 '재정위기 심각' 진단… 긴축재정, 방만 기관·단체 구조조정 추진
행사 축소·사업 취소 등 관내 6개 동 찾아가 '주민들 양해·협조' 요청
국제회의 가능 랜드마크 조성 전통시장·산책로 등 정비 관광 메카로
경부고속道 '하늘휴게소' 복합몰 건립 여가·쇼핑공간·일자리 창출도


그 결심을 잊지 않고 이 시장은 첫 출근을 오산역환승센터로 했다. '시민의 뜻을 받들어 새로운 오산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다시 한 번 상기했다.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답을 구하겠다는 당선인 시절 정한 행정의 방향대로 나아갔다.

어떤 시민은 이 시장을 먼저 알아보고 반겼다. 어떤 시민은 후보자가 아닌 시장이 출근길 아침 인사를 나온 것을 생소하게 여겼다. 오산사람들은 시장이 12년 만에 바뀌었다고 말한다. 이 시장은 이렇게 말한다. "오산시민이 12년 만에 오산시장을 바꾸었다"고, "나는 그 민심을 헤아려야 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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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이 시장은 숨 돌릴 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다. 시민들과의 아침 인사를 끝내고 취임식을 치렀다. 오후에는 제9대 오산시의회 개원식에 참석하고, 기자회견을 열고, 청렴서약을 하는 것으로 시장으로서의 업무를 시작했다. 그렇게 바쁜 날들이 계속 이어졌다. 할 일이 너무 많았다.

가장 시급한 것은 당장 하반기 살림을 위한 예산 확보였다. 오산시 재정위기는 생각보다 훨씬 심각하다고 그는 진단했다. 취임식에서 이 사실을 오산시민들에게 털어놓았다.

그는 "행사나 축제성 경비, 관행적인 사업은 축소하고, 당장 시급하지 않은 사업은 미룰 것이며, 예산이 많이 드는 사업은 효율성 분석을 통해 비용을 줄이는 긴축재정을 실시할 것이다. 낭비성 예산 집행을 원천적으로 봉쇄할 것이며, 이와 함께 비효율적이고 방만한 기관 및 단체에 대해서도 구조조정을 추진하고, 시민의 소중한 혈세를 사용하기 전에 항상 물음표를 달아 고민하고 숙고해 한 푼의 예산도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꼼꼼히 살펴가겠다"는 내용을 취임사에 넣었다.

취임 첫날 장밋빛 청사진을 제시하고 싶었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

이 시장은 "지난해 예산이 부족해서 학생들에게 세마쌀을 못 먹이고 정부미를 급식으로 제공했다. 학생들이 좋은 쌀로 지은 밥을 먹으면서 공부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이 지자체가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교육도시라는 명목으로 투입된 예산을 꼼꼼히 파악하고 관련 예산이 우선 투입돼야 할 곳이 어디인지 다시 판단하겠다. 교육뿐 아니라 모든 분야를 대상으로 이런 작업을 실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긴축재정을 실시하기에 앞서 관내 6개 동을 돌며 주민들에게 양해를 구했다.

그는 "예산을 재편성하고 씀씀이를 줄이다 보면 동마다 열리던 행사가 축소되거나 사업이 취소될 수 있다. 주민분들 입장에서는 이런 점이 서운하실 텐데, 예산 사정을 설명하고 협조를 요청했다. 1~2년은 허리띠를 졸라매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당장의 문제도 시급하지만 오산의 100년을 내다보고 미래를 그리는 일 또한 주어진 과제다. 이 시장은 마이스산업과 행정구역 개편을 중점사업으로 추진해나갈 예정이다.

그는 "공약한대로 오산 랜드마크가 들어서면 그곳은 오산시민을 비롯해 인근 수원·화성·평택 시민들의 쇼핑과 휴식 장소가 될 것이다. 또한 국제회의가 가능한 공간으로 만들겠다. 이곳을 중심으로 관광산업의 축이 될 수 있는 전통시장과 오산천~독산성 산책로를 정비할 것"이라며 "또한 지속적으로 중앙정부와 소통해서 화성의 정남 황구지천 동쪽과 오산의 외삼미동 일부에 대한 행정구역 개편을 통해 생활권에 맞도록 지역경계선을 재설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역 경제 활성화를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오산 하늘휴게소'건립 공약도 구체화했다.

이 시장은 "오산시는 지역 내수경제의 패권을 놓고 동탄과 경합 중에 있는 것이 사실이다. 많은 오산시민들이 동탄으로 가서 여가를 즐기고 쇼핑도 하는 상황이다. 이런 현실을 바꿔놓겠다는 계획에서 출발한 것이 오산 하늘휴게소"라며 "오산 하늘휴게소는 경부고속도로 오산구간 상층에 복합쇼핑몰을 올려 고속도로 휴게소의 기능과 함께 시민들에게 여가공간과 쇼핑공간을 제공하겠다. 이로 인한 일자리 창출도 상당할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권재 오산시장 애착사진
이권재 오산시장이 10여 년 전 오산시민을 위해 남은 삶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던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큰 힘이 되어준 아내 이선영씨. 3년 전 결혼기념일에 함께 찍은 사진. /이권재 오산시장 제공

이 시장은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한나라당 선거대책위원회 활동을 하면서 정치를 시작했다. 전남 진도에서 태어난 터라 '호남 출신이 왜 한나라당에서 정치를 하려하느냐'는 질문을 받곤 했다.

그는 "30년 전 목포에서 오산으로 생활 터전을 옮겨왔을 때는 정치에 뜻이 없었다. 그저 성실한 가장, 따뜻한 아버지, 지역 발전에 보탬이 되는 일꾼으로 열심히 살아갈 뿐이었다. 그러나 이 좁은 오산에서 서로 편을 가르고 고향을 따지는 게 불합리하다고 느꼈다. 거기서부터 정치라는 것의 영향력을 체감했다"며 "그래서 나는 그런 질문에는 자신의 정치 철학과 소신에 따라 정당을 선택하는 것이며 오산을 발전시키기 위해 일하는 데 고향을 따질 일이냐고 답한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번 선거를 치르면서 10여 년 전의, 오산시민을 위해 나의 남은 삶을 바치기로 마음먹었던 그 날을 자주 떠올렸다. 4번째 치른 선거이고 마지막이라고 생각했다. 오산시민은 오산시장을 나로 바꾸었다. 이제 나의 꿈은 시민들로부터 오산에 살아서 행복하고, 오산에 사는 게 자랑스럽다는 말씀을 듣는 것"이라며 "끝까지 나태하거나 게으르지 않고 오직 오산 발전을 위해 시민과 함께 정도를 걸어가겠다는 신념을 지켜나가겠다"고 말했다.

오산/김학석·민정주기자 zuk@kyeongin.com

■약력

▲(전)국민의힘 오산시 당원협의회 위원장
▲(전)오산발전포럼 의장
▲(전)오산시 초·중·고 학교운영위원회협의회 초대회장
▲(전)크리스토퍼 오산지부 제6대 총동문회장
▲(전)오산중앙로타리클럽 회장
▲(현)국민의힘 경기도당 도시발전위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