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ff.jpg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사망사건 피해 학생 추모 공간. /김용국기자yong@kyeongin.com

 

인하대학교 캠퍼스 내에서 발생한 대학생 성폭행 사망사건 이후 온라인상에서 피해 학생의 신상을 알아내려는 등 2차 가해가 이어지고 있어 논란이다.


18일 경인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포털에서는 인하대 대학생 성폭행 사망사건의 피해자에 대한 신상이나 사진 등을 묻는 내용의 글이 잇따라 올라오고 있다.

'인하대 피해자 예쁘냐', '인하대 피해자 얼굴 한번 보고 싶다', '피해자 SNS 아는 사람 있느냐' 등이 주요 내용이다. '새벽까지 남자랑 술 마시는 여자도 특이한 경우다', '새벽까지 남자들이랑 술 마신 의도가 궁금하다'는 등 피해 학생을 모욕하는 글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고인이 된 피해 학생을 추모하고 애도하는 게 아니라 그의 외모를 궁금해하거나 책임 소재를 떠넘기는 듯한 글들로 2차 가해를 하고 있는 셈이다.

인하대 졸업생 김모(30)씨는 "불미스런 사건으로 어린 나이에 세상을 떠난 학생을 추모하기도 부족한 시간"이라며 "익명성이 보장된다는 이유로 온라인에서 벌어지고 있는 피해 학생에 대한 2차 가해는 반드시 막아야 한다"고 말했다.


성폭행 사망 사건후 2차가해 논란
SNS서 모욕적 게시글들 다수 발견
대책위 "강력한 법적 대응 모색할 것"


인하대는 현재 온라인을 중심으로 빠르게 퍼지고 있는 피해 학생에 대한 2차 가해에 단호히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인하대는 이번 사건을 계기로 최기영 교학부총장을 위원장으로 한 성폭행 사망사건 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를 구성했다.

대책위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피해자에 대한 2차 가해는 어떠한 경우도 용납될 수 없다"며 "고인뿐 아니라 학교의 명예도 실추시키는 것임을 인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대책위는 캠퍼스 안전 강화에도 힘쓴다는 방침이다. 우선 자정부터 오전 5시까지 캠퍼스 내 모든 건물 출입 통제를 검토할 예정이다. 현재 인하대 캠퍼스 내 건물은 학생증만 있으면 누구나 24시간 출입할 수 있다. 교내에 설치돼있는 폐쇄회로(CC)TV와 교내 비상벨을 확대 설치하고, 심야 시간 보안·순찰을 강화하는 등 재발 방지를 위한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피해 학생인 20대 여성 A씨는 지난 15일 오전 3시49분께 인천 미추홀구 인하대 캠퍼스 내에서 쓰러진 채 발견됐다. 그는 머리 부위 출혈과 함께 심정지 상태로 119구급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끝내 숨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수사에 나선 경찰은 지난 17일 A씨의 동급생인 B(20)씨를 준강간치사 혐의로 구속했다.

B씨는 사건 당일 새벽 인하대 캠퍼스 내 한 단과대학 건물에서 A씨를 성폭행한 뒤 3층에서 추락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