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규모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능력을 갖춘 인천 송도국제도시 바이오클러스터가 대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위탁생산(CMO)에 치우쳐 있어 인천지역 내 파급효과는 크지 않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은행 인천본부는 19일 오라카이 송도파크호텔에서 '인천경제의 미래 성장을 위한 발전 전략'을 주제로 지역경제 세미나를 개최했다.
이날 오준병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천지역 바이오 클러스터의 특징과 정책적 제언'을 주제로 한 발표에서 "송도 바이오클러스터는 단일 도시 규모로는 세계 1위의 바이오의약품 생산 역량을 갖추고 있지만, 대규모 기업 중심의 수출주도형 CMO에 치우쳐 있다"며 "바이오 클러스터 내부의 중소벤처기업 수나 임상시험을 위한 기반시설, 지식 및 혁신 기반을 나타내는 지표들은 다소 열악하다"고 했다.
대기업 수출주도형 CMO 치우쳐
中企수·임상 기반시설 지표 열악
오 교수는 "송도의 바이오 대기업들은 국내 연구 인력이 충분하지 못한 탓에 R&D 과정에서 해외 업체와 협력할 수밖에 없으므로, 인천 내 파급효과는 거의 일어나지 않고 있다"며 "국제적 수준의 연구개발 허브를 송도 클러스터에 조성하고, 이곳에서 대기업이 필요로 하는 인력을 양성하는 프로그램을 도입해 국제 경쟁력 강화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도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인천지역 자동차부품 제조 중소기업 현황 및 미래 자동차 대응전략'을 주제로 발표한 강재원 중소벤처기업연구원 창업벤처연구실장은 "기업연관분석을 통해 한국GM이 1조원 규모의 생산을 했을 때, 인천에는 374억원의 파급효과가 나타났지만 1차 협력기업에 337억원이 몰리는 형태"라며 "지역의 하위 납품업체일수록 파급효과를 받지 못하고 있고, 1차 협력업체도 경기와 울산 등 다른 지역 자동차산업과 비교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강 실장은 "인천 자동차산업은 여전히 내연기관차 중심이고, 한국GM에 대한 의존도가 매우 높다는 것이 약점"이라며 "전기차 등 미래차 연구개발을 위한 인프라와 네트워크를 활성화하고, 정부의 미래차 전환 지원사업을 활용하는 등 지자체의 종합계획이 추진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GM 높은 의존도 약점 꼽기도
미래차 전환 市 종합계획 추진해야
송도·청라·영종 등 신성장 지역과 인천 내 나머지 군·구의 경제성장률 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최은지 한국은행 인천본부 과장은 "전략산업 육성과 개발사업 확대로 인구가 유입되는 신성장 지역과 달리, 나머지 지역은 개발사업에서 소외되고 전통 제조업의 부진이 계속돼 성장률이 하락하고 있다"며 "전통 제조업과 연계성이 높은 미래차와 항공제조업 등의 신성장산업 투자를 확대하고, 신성장 지역의 경제성장이 다른 군·구로 확산해 동반 성장을 이끄는 정책이 요구된다"고 했다.
세미나를 주최한 한국은행 인천본부 김규수 본부장은 "대외적으로는 중국의 코로나19 봉쇄 조치, 우크라이나 사태, 대내적으로 원자재 가격과 환율 상승 등으로 인해 운송업과 제조업 비중이 높은 인천경제가 부정적 영향을 받고 있다"며 "이번 세미나가 어려운 대내외 환경 속에서 인천경제의 현황을 조망하고 지속적인 성장 방안을 모색하는 출발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