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조 원대 수원시 예산이 보관되는 '시(市) 금고은행' 지정을 두고 IBK기업은행과 KB국민은행 간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60년 가까이 기업은행이 수성해 왔으나 최근 개정된 금고지정 평가 배점기준과 12년 만에 새로 바뀐 지자체장 등 변수가 어떻게 작용할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기업銀, 1964년부터 꾸준히 맡아
국민銀, 작년 道2금고 탈환 성공
수원시는 기존 금고 은행 약정기간의 만료가 올해 말로 다가옴에 따라 금고 은행 재지정을 위한 공고를 지난 6일 올렸으며, 다음 달 1~2일 지정 희망은행으로부터 접수를 받을 예정이다.
수원시 시 금고는 처음 금고가 열린 지난 1964년부터 올해까지 58년째 기업은행이 맡고 있다. 향후 4년(2022~2026년)도 기업은행이 수성할 거란 관측도 있지만 KB국민은행이 12년 전부터 꾸준히 금고 지정 경쟁에 나서고 있어 이번에도 두 은행 간 2파전이 예상된다.
예년과 달리 몇 가지 변수도 있다. 먼저 2년 전 정부가 금고지정과 관련한 평가항목과 배점 등을 일부 변경한 점이다.
지난 2019년 행정안전부가 '지방자치단체 금고지정 기준'을 개정하며 총 배점 100점 중 기존 4점이었던 '협력사업비' 배점을 2점으로 낮추고 '지자체 대출 및 예금금리' 부문은 15점에서 17점으로 높였다. 금고지정 과정에서 은행 간 과당경쟁을 막기 위해서다.
또 4년 만에 이뤄지는 수원시 금고은행 재지정과 12년 만에 새로운 시장이 들어선 시기가 맞물렸다는 점이 어떻게 작용할지도 관심사다. 이에 수원시 금고지정을 둘러싼 두 은행 간 소리 없는 경쟁이 벌써 뜨거운 상태다.
내달 1~2일 지정 희망은행 접수
작년 평가항목·배점 등 변경 변수
기업은행은 60년 넘게 운영하던 목포시 금고를 2년 전 지역은행에 빼앗기며 유일하게 남은 수원시 금고를 어떻게든 수성해야 하는 입장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60년 가까운 수원시 금고 운영 노하우는 어떤 다른 은행과도 견줄 수 없다"며 "기업 유치가 최우선인 민선 8기 시정 기조에 따라 가능한 모든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해 경기도 2금고 탈환에 성공하는 등 지자체 금고지정을 넓히고 있는 국민은행도 수원시 금고 탈환을 위한 각오를 밝혔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미 수원지역 여러 기관과의 협약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어 금고 업무능력은 입증하고 있다"며 "또한 수원 곳곳에서 시민들과 직접 맞대고 있는 여러 KB 계열사를 통해 향후 금융 편의성을 더욱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NH농협은행은 이번 수원시 금고 지정 경쟁에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김준석기자 joons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