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 넘게 끌어온 인천 동구 화수·화평구역 주택재개발사업이 본격화한다. 지난 5월 인천도시산업선교회(현 미문의일꾼교회) 건물의 원형 이전이 결정되면서, 3차례 부결됐던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심의도 올 하반기에 통과될 것으로 전망되는 등 개발 사업이 탄력을 받고 있다.
화수·화평구역 주택재개발은 동구 화평동 1의 1번지 일대 18만998㎡ 부지에 3천183가구 규모 아파트 단지 등이 들어서는 사업이다.
2009년 주택재개발 정비예정구역으로 지정된 데 이어 같은 해 조합 설립 인가를 받는 등 순조롭게 출발했지만, 부동산 경기 침체와 낮은 용적률 등 수익성이 떨어져 시공사 선정에 어려움을 겪었다. 2016년에는 국토교통부 '뉴스테이 연계형 정비사업'에 신청했으나 탈락하는 등 10년 가까이 재개발 사업이 추진되지 못했다.
2019년 시공사와 설계사를 선정하고 이듬해 인천시도 재개발을 조건부 승인하면서 탄력을 받았지만, 재개발 구역 내에 위치한 인천도시산업선교회가 건물 존치를 요구하면서 다시 고비를 맞았다.
도시산업선교회 측은 인천 민주화 운동의 산실인 교회 건물의 보존 방안을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조합, 선교회, 인천시가 3년 가까이 논의한 끝에 지난 5월 교회 건물을 재개발 구역 내 다른 부지로 이전하고 현 부지에는 도시산업선교회 활동을 기념하는 표지석을 세우기로 합의하면서 실타래를 풀었다.
도시산업선교회 이전 확정 이어
지난해 9월부터 3차례 부결됐던
문화재현상변경 심의 통과 전망
내년말 시행 인가받고 착공 기대
화수·화평구역 재개발 사업 최대 현안이었던 도시산업선교회 이전이 확정됨에 따라 재개발 조합 측은 사업 진행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사업 시행 인가를 받기 위해 교육영향평가·교통영향평가·문화재현상변경 허가 심의 등의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교육영향평가는 이달 말께 심의를 받을 예정이며, 교통영향평가도 8월 중으로 심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관건은 문화재현상변경 허가 심의다. 조합이 지난해 9월부터 3차례에 걸쳐 심의를 신청했지만, 인천시 문화재위원회는 지난 1월 '재개발 구역 내 도시산업선교회 건물 등 근대문화유산 현황에 대한 조사와 보존 방안이 미흡하다'는 이유를 들어 부결했다. 이후 조합은 근대문화유산 15건을 발굴하는 등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서류를 보완해 4번째 현상변경 허가 심의를 준비하고 있다.
전기원 화수·화평구역 재개발 조합장은 "최대 현안이었던 도시산업선교회 이전 문제가 일단락된 만큼 이번 문화재현상변경 심의도 무난하게 통과할 것으로 본다"며 "올해 안에 문화재현상변경 심의까지 끝나면, 내년 말께 사업 시행 인가를 받고 착공 준비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