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반도체 인력양성을 위해 규제를 풀어 대학 정원을 대폭 늘리겠다고 발표하자 경기도 대학들이 기대감을 드러내고 있다. 반도체 관련 사업체가 많은 경기도의 입지적 강점에 더해 수도권 대학을 중심으로 반도체 관련 학과 정원이 증가하며 경기도 반도체 인력양성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지난 19일 '반도체 관련 인재 양성방안'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의 핵심은 인력 양성을 위해 규제를 풀어 10년간 반도체 인재 15만명을 키우겠다는 것이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오는 2031년까지 반도체 인력은 12만7천명이 더 필요하다. 이에 정부는 교원확보율만 충족하면 반도체 등 첨단분야 학과의 신·증설을 허용할 계획이다. 교원 외에도 교지·교사·수익용 기본재산 등을 충족해야 했던 기존보다 규제가 대폭 완화되는 셈이다.
순수 정원 증원 규모는 일반대학(학부) 2천명, 대학원 1천102명, 전문대학 1천명, 직업계고 1천600명 등이다. 특히 일반대학 2천명 중 1천300명이 수도권 대학에서 증원될 전망이다.
규제 완화… 10년간 15만명 육성
관련 사업체 많은 도내 입지 강점
학과 정원 늘면 사업 가속도 전망
정부의 반도체 인재 양성방안에 경기도 대학들은 증원을 검토하는 등 기대감을 내비치고 있다. 대입정보포털 '어디가'에 따르면 도내 대학 중 반도체 관련 학과가 개설된 4년제 대학은 6곳, 전문대학은 8곳이다.
한국공학대학교 관계자는 "증원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추후 교육부의 발표에 따라 검토 후 준비할 계획"이라며 "수도권 대학은 증원이 쉽지 않은데 교육부에서 규제를 완화해 반도체 부문에서 선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단국대학교 관계자는 "당장 증원계획은 없지만 산업 흐름에 따라 추후에 증원을 검토하려고 한다"며 "반도체 관련 장비가 비싸 대학의 부담이 컸는데, 지원이 강화되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고 했다.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 역시 반도체 산업 유치, 반도체 마이스터고 신설 등을 추진하고 있어 도내 반도체 산업 육성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학들, 증원 검토 등 기대 드러내
가격 비싼 장비 구매 부담도 덜 듯
경기도는 최근 반도체·디스플레이 장비 생산 세계 1위 기업 어플라이드 머티어리얼즈(Applied Materials)의 첨단 반도체 장비 연구개발센터와 세계 2위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기업인 미국 온세미(onsemi)의 비메모리 전력반도체 첨단연구소를 유치했다. 여기에 곧 세계 최대규모 단일 반도체 산업단지인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가 조성된다.
도교육청도 반도체 등 첨단 산업 관련 분야 고등학교 신설 계획을 밝혔다. 임태희 경기도교육감은 취임 기자회견에서 "반도체와 바이오 등 우리 산업의 중추가 대부분 경기도에 있는데 이런 기업들과 교육 현장을 연결해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고급 인력으로 일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