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연히 들른 서점에서 발견한 책이 나에게 말을 걸고, 이 책이 오직 나만을 위해 쓰였다면 어떨까.
기상천외한 에피소드로 시작하는 요아브 블룸의 '다가올 날들의 안내서'는 책과 술을 둘러싼 기묘하고도 예상치 못한 이야기를 펼쳐낸다.
"일단, 신뢰를 좀 쌓자"는 문장으로 시작하는 책은 주인공 벤과 장소를 묘사한다. 책은 신기하게도 벤이 뜻하지 않게 지니게 된 위스키병의 존재를 알고 있으며, 술병을 노리는 위험한 존재가 미행하고 있음을 알려준다.
이 위스키는 과연 어떤 술이길래 괴한이 따라왔을까. 필요할 때마다 아무 페이지나 펼쳐보면 뭘 해야 할지 알려주겠다는 책의 정체는 또 무엇일까.
반전에 반전을 보여주는 판타지 추리소설이자, 생에 한 번 진정한 자기 자신의 삶을 살아보고자 분투하는 한 인간의 성장기인 소설은 무언가를 하는데 습관처럼 주저하는 한 인간에게 따스한 응원을 전한다.
독자들이 암호와 추리를 풀어나가는 주인공의 입장에 몰입하게 하도록 하는 소설은 경험 하나하나가 결국 인생을 만들어간다는 간단하고도 단순한 진리를 흥미롭게 담아낸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