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90년대생 여성노동자 10명 중 7명이 이직한 경험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대부분은 직장을 그만둔 이유로 근무여건 불만족, 회사 전망, 회사 내 인간관계를 꼽았다. → 표 참조
인천여성노동자회는 21일 '인천지역 90년대생 여성노동자 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이번 실태조사는 지난해 8월30일~9월24일까지 인천지역 90년대생 여성노동자 34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현재 20대 중반에서 30대 초반이다.
이직 경험에 대한 질문에 답변한 339명 중 242명(71.4%)은 회사를 옮긴 적이 있다고 했다. 1차례 이직한 적이 있다는 응답자가 75명(22.1%)으로 가장 많았다. 10차례 이상 회사를 옮긴 적이 있다는 응답자도 2명이나 있었다.
직장을 그만 둔 가장 큰 이유로는 '임금, 근로시간, 근무환경 등 근로여건 불만족'(자발적 퇴사자 200명 중 29.8%, 중복 응답)이 가장 많았다. '전망 없는 회사'(13.2%), '회사 내 인간관계'(10.8%)도 주된 이유였다.
퇴사 이유 임금 등 문제 가장 많아
구직 가장 주안점 '적성' 최다 대답
'워라밸' 중요 MZ세대 의식 반영
인천의 90년대생 여성노동자들이 직장을 구할 때 어떤 부분을 중요하게 여기는지도 이번 조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응답자 345명 중 가장 많은 123명(35.6%)이 '적성과 맞는 일자리'를 꼽았다. '높은 임금'(93명), '휴식 시간·정시 퇴근·연차 등 근로기준법 준수'(52명)도 직장을 선택하는 기준이었다.
이는 이전의 세대보다 이른바 '워라밸'(일과 생활의 균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MZ 세대의 의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응답자 중 상당수는 구직 과정에서 성차별 등을 당했다고 토로했다. '모집 과정에서 성별 제한을 두지 않지만, 여성은 거의 뽑지 않는 관행', '이력서 제출 시 성별 제한', '면접과정에서의 성차별' 등 성차별을 느꼈다는 응답이 37.1%(중복 응답)에 달했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를 분석한 박선영 중앙대 중앙사회학연구소 연구원은 "인천의 90년대생 여성노동자들은 근로여건, 회사전망, 적성 등 문제로 잦은 이직을 하는 상황"이라며 "젊은 여성노동자들이 노동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와 지자체가 지원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태양기자 ksu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