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운동 하수관 문제로 개발 일체 금지
신상진 시장 도로·하수관 공약 채택
295억 투입·2027년까지 2단계로 진행
바라산을 등에 지고 성남 서남쪽 용인 경계지역에 위치한 석운동은 행정구역상 분당에 속한다. 인근의 용인 고기동, 성남 대장동·운중동은 개발 중이거나 이미 개발돼 대규모 주택단지가 됐다. 하지만 석운동만은 20년 가까이 개발은커녕 집 개보수조차 제대로 할 수 없는 지역으로 남아있다.
석운동은 2002년까지는 건축·개발행위에 별다른 제한을 받지 않았지만, 판교신도시 지정과 '성남시 도시계획조례' 제정으로 2003년부터는 금지됐다. 조례는 녹지지역의 경우 도로·상수도·하수도가 모두 갖춰져 있어야 건축·개발행위가 가능하도록 했다.
녹지지역인 석운동은 2차선 도로에 하수도관이 깔려 있지만 성남하수처리장과 연결되지 않아 그냥 방치되고 있는 상태다. 성남시는 이 같은 하수도 문제 하나를 근거로 전 지역에 대한 건축·개발허가를 내주지 않으면서 석운동은 '분당 속 오지'같은 존재로 남게 된 것이다.
지역 주민들은 "성남시 마을 중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는 유일한 곳으로 재산권을 누리지 못하면서도 관련 세금은 꼬박꼬박 내고 있다"는 등의 부당함을 호소하며 조례개정·하수관 연결 등을 요구해 왔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 이런 석운동 주민들의 오랜 숙원이 '신상진호 성남시' 체제에서 마침내 해결되게 됐다.
24일 성남시에 따르면 대장동에서 벌장투리마을과 석운동을 잇는 도로(2㎞)를 개설하는 방안이 신상진 시장 공약사항으로 채택됐다. 신설 도로에는 공공하수관이 깔리며 석운동 도로의 기존 하수관과 연결된다. 도로 신설에는 보상비를 합쳐 모두 295억원이 투입되며 오는 2027년 완공 예정이다.
도로 신설은 당초 신 시장의 공약에 들어있지 않았지만 석운동뿐만 아니라 벌장투리마을·대장동 주민들도 우회도로개설·하수관로 매설 등을 강하게 요구하면서 주민생활여건 개선 차원에서 추가 공약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시 관계자는 "추경이나 본예산에 용역비를 편성해 실시설계를 하고 지방재정 투자심사 등의 절차를 거친 뒤 시 예산을 고려해 1·2단계로 나눠 도로 신설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런 도로 신설 외에 고기교 문제와 관련한 지난 15일 용인시·성남시 합의에 고기동~석운동 간 기존 도로 확장 방안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나타나 석운동 지역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고되고 있다.
석운동 비상대책위원회 김요창 위원장 직무대행은 "20년 한이 풀리게 돼 감개무량하다. 결단을 내려주신 신상진 시장에게 감사하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