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고교 야구의 자존심 수원 유신고가 서울 충암고와 제77회 청룡기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우승을 다툰다. 유신고는 2019년 청룡기 우승 이후 3년 만에 대회 정상에 도전한다.

지난 23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이번 대회 4강전에서 유신고는 서울 배재고를 13-2로 대파했다. 팀의 4번 타자 변헌성이 2점 홈런을 기록하고 정영진이 4타수 2안타 3타점을 몰아치는 등 14안타로 공격력이 폭발한 유신고는 배재고에 압승을 거뒀다.

마운드에서는 좌완 조영우가 4이닝 동안 3개의 탈삼진을 잡고 무실점으로 호투하며 승리 투수가 됐다. 

 

이날 경기 후 홍석무 유신고 감독은 "오늘은 공격력이 터지는 바람에 경기를 쉽게 풀어갈 수 있었다"며 "결승전에서도 들뜨지 않고 지금까지 했던 느낌을 잘 유지해서 경기를 치를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공격력 폭발 4강서 배재고 대파
'체력 비축' 박시원 투수 기용 전망
두자릿수 득점력도 호재로 작용

유신고와 결승전에서 맞붙는 충암고는 같은 날 열린 대회 4강전에서 서울 장충고를 4-0으로 꺾었다. 충암고 윤영철은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해 6과3분의2이닝 동안 8개의 삼진을 잡아내고 무실점하는 압도적인 투구로 장충고 타선을 무력화했다. 충암고 타선에서는 팀의 4, 5, 6번 타자들인 김동헌·박채울·조현민이 각각 2안타를 기록하며 공격을 이끌었다.

지난해 청룡기와 대통령배를 모두 제패한 충암고는 전통의 고교 야구 명문팀이다. 공격에서 포수 김동헌이 건재하고 무엇보다 지난 대회에서 우승 맛을 봤다는 점이 가장 큰 장점이다.

결승전인 만큼 유신고는 팀 내 투수들을 모두 기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4강전에서 투수인 3학년 박시원이 출전하지 않아 체력을 비축했다는 점은 유신고에게는 호재다.

박시원은 이번 대회에서 4경기에 등판해 3승을 따내며 팀 마운드의 핵심으로 활약하고 있다. 14이닝을 던지는 동안 실점은 단 1점에 불과하다. 박시원이 결승전에서도 충암고 타선들을 잠재우는 강력한 투구를 보여준다면 유신고의 승리 확률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4강전에서 두 자릿수 득점을 기록하며 공격력이 살아났다는 점도 유신고 입장에서는 다행이다.

작년 챔피언과 오늘 결승 맞대결


유신고는 지난해 11월 열린 제49회 봉황대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결승까지 올랐지만, 서울 덕수고에 5-7로 패하며 아쉽게 준우승에 머물러야 했다.

유신고가 2019년 청룡기 우승의 영광을 재현하며 경기도 고교 야구의 건재함을 과시할 수 있을지 경기도 야구계의 시선은 결승전이 치러지는 서울 목동야구장에 쏠린다. 결승전은 25일 오후 6시 30분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다.

/김형욱기자 uk@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