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미추홀구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을 둘러싸고 인천시와 사업시행사인 디씨알이(DCRE)가 갈등을 빚는 가운데, 사업대상 지역을 지나는 제2경인고속도로 소음저감대책으론 교량형 방음터널이 합리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제시됐다. 이 연구결과는 디씨알이의 의뢰로 (사)한국지반환경공학회가 진행했다.
한국지반환경공학회는 25일 "제2경인고속도로 능해IC~학익JC 약 2㎞ 구간의 소음 저감 방안은 교량형 방음터널로 설치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밝혔다.
한국지반환경공학회는 이날 용현·학익 1블록 도시개발사업 행정처분을 위한 2차 청문에서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용현·학익지구 제2경인고속도로 소음저감 방안 및 지하화 적정성에 대한 연구' 결과를 제시했다.
DCRE 의뢰, 한국지반공학회 발표
'지하차도' 지하수 유입 침하 우려
'대도심 터널' 교통대책 수립 애로
한국지반환경공학회는 방음터널의 경우 1m 당 공사비가 9천만원 정도이고 예상완공시기도 1블록 도시개발사업 목표연도 2025년 12월로 예상된다고 했다. 또 공사 중 현재 교통체계를 유지할 수 있고 주변 아암대로와 서해대로, 수도권 제2순환고속도로 등과의 연계도 원활하다고 했다.
반면 지하차도를 건설하는 경우 연약지반을 통과해야 하고, 만들더라도 지속적인 지하수(해수) 유입에 따른 침하현상 등이 우려된다고 했다. 인접도로와의 연계를 위한 입체교차로 계획 수립이 필요하고, 지하차도를 건설하더라도 일부 구간엔 방음터널을 설치해야 하는 부분도 단점으로 평가했다. 1m 당 공사비는 1억4천만원, 완공 시기는 2029년으로 예상됐다.
대심도 터널의 경우에도 공사 중 교통처리대책 수립이 어려운 부분, 연약지반 처리 문제, 도로기능 저하 등이 단점으로 꼽혔다. 1m 당 공사비는 1억8천만원, 완공시점은 2031~2035년이었다. 한국지반환경공학회는 "지하차도와 대심도 터널의 경우 충분한 시간을 두고 검토하도록 하는 방안을 추천한다"고 했다.
인천시와 '층 상향 소음대책' 공방
2차 청문서도 행정처분 부당 주장
인천시는 디씨알이가 공동주택 건설과정에서 기존 계획보다 층수를 높였음에도 새로운 소음 대책을 마련하지 않은 채 착공하는 등 법적 절차를 제대로 밟지 않았다며 행정처분을 예고한 상태다.
반면 디씨알이는 관련 법령을 위반하지 않았다며 맞서고 있다. 디씨알이는 지난달 1차 청문에 이어, 이날 2차 청문에서도 인천시 처분 사유의 부당성을 주장했다. 인천시가 디씨알이를 도시개발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사건에 대해 "혐의가 없다"는 최근 경찰 판단도 언급했다.
인천시는 두 차례에 걸친 청문에서 제시된 의견을 비롯해 청문조서, 청문 주재자 의견서 등 내용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처분 결정까지 한달 정도의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