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계청에 따르면 최근 5년(2016~2020년) 사이 연 평균 주택 공급량은 약 43만호 수준이다. 따라서 5년 임기 내 250만호 공급 계획이 전혀 불가능한 목표는 아니다. 실제 2018년에는 51만호의 공급이 이뤄진 바 있다. 문제는 그때와 지금은 상황이 많이 다르다는 점이다. 지난 정부에서 정비사업과 관련된 규제들을 대거 도입했고 그 여파로 최근에는 공사가 중단되거나 지연되는 곳들이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최근 6개월 사이 국제유가와 건설 자잿값이 크게 뛰었고, 국내는 주 52시간 도입과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공사기간이 과거보다 더 늘어난 상황이다.
8월, 중장기 시장 변화 가늠할 발표
성공·가격불안 시발점 될지 불분명
불가능은 아니지만 현실의 벽 높아
향후 새 정부가 추진할 250만호 공급계획의 면면을 살펴보면 공공택지(3기 신도시 등)를 통한 공급이 약 140만호, 재개발·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한 공급이 약 70~80만호, 1기신도시 특별법 도입으로 약 10만호, 정부 유휴부지나 국공유지 등을 활용한 약 10만~20만호 등(그 외 기타 물량은 제외)으로 분류된다. 여기서 고민할 부분은 각각의 사업유형에서 실제로 인허가나 착공, 분양, 입주 등은 도대체 언제쯤일까 하는 점이다.
우선 신도시 같은 대규모 공공택지는 개발제한구역 등에 위치한 토지를 수용하는 방식이므로 상대적으로 빠른 공급이 가능하다. 다만 지난 정부에서 3기 신도시 공급계획을 발표한 시기가 2018년 12월이고, 지구지정과 광역교통계획을 발표한 후 실제 사전청약에 나선 시기가 2021년 7월이라는 점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즉 이전 정부에서도 바쁘게 서둘렀지만 공공택지에서 사전청약을 진행하는 데까지 2년 이상의 세월이 소요됐다. 실제 본청약이나 착공 그리고 입주까지 4~5년 이상의 시간이 추가된다는 점은 차치하더라도 말이다.
곧 공표될 정책 빈틈없는 실행계획
수요자 설득 소구점 요소 대거 담겨야
또다른 공급 축인 재개발·재건축 정비사업은 어떨까? 일반적으로 정비사업은 구역지정 이후 조합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계획 등을 거쳐 이주 및 분양에 나설 때까지 평균적으로 10년가량의 시간이 소요된다. 문제는 이마저도 정부의 의지 보다는 조합원들의 사업추진 의지에 달려있다는 점이다. 즉 정부가 컨트롤하기 어려운 사업 유형일뿐더러 이제 막 구역이 지정된 사업장들이 대통령 임기 내에 공급량으로 확보되기는 더더욱 어렵다. 이는 정비사업 성격을 가지고 있는 1기 신도시 특별법을 통한 공급 확대도 마찬가지다.
마지막으로 국공유지나 유휴부지와 관련된 공급인데 이 또한 마음만큼 쉽지 않다. 지난 정부에서 국공유지 공급계획의 일환으로 발표했던 노원태릉골프장, 과천청사, 상암DMC부지, 용산정비창부지 등도 2020년 8·4대책으로 발표한 내용이지만 이후 태릉골프장은 공급량이 크게 축소됐고 지구지정은 주민반발 등으로 인해 3차례나 연기된 상황이다. 그리고 과천청사 활용 계획은 결국 무산됐고, 상암DMC부지, 용산정비창부지 등은 서울 시장 교체 이후 최초 발표대로 주택 공급량이 확보될 가능성은 낮다. 따라서 아쉽게도 250만호 혹은 그보다 많은(+α) 공급계획은 첫 시작이 매우 창대하겠지만 현실의 벽 또한 매우 높은 상황이다. 따라서 조만간 발표될 공급 정책에는 디테일한 실행 계획들과 수요자 설득을 위한 소구점 요소들이 대거 담겨야하겠다.
/윤지해 부동산R114 수석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