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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가 28일 오후 경기도청 기자실에서 공식 취임 하루 전 경기도의회 교섭단체 여야 대표의원과 가진 만찬 자리에서 발생한 '소주잔 투척' 논란과 관련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2022.7.28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경기도 정치의 민낯을 드러내는 초유의 사건이 경기도와 경기도의회 사이에서 벌어져 파문이 커지고 있다.

한걸음도 내딛지 못한 경기도정과 경기도의회 원 구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집행부 및 여·야 대표가 만난 자리에서 부지사가 술잔을 던져 야당 대표의원이 이를 고소하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기 때문이다. 이에 집행부와 의회 관계가 사실상 파국으로 접어들면서, 경기도정이 격랑의 시대를 맞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저녁 모임
"언쟁도중 국힘 대표쪽으로 던져"
다음날 특수폭행·협박 고발 당해


28일 오전 김동연 경기지사로부터 임명장을 받은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는 임명 하루 전인 지난 27일 저녁 경기도의회 원 구성을 위한 여야 교섭단체 대표와 용인 모처에서 저녁 자리를 가졌다.

 

도의회 국민의힘 기자회견 (29)
28일 오후 경기도의회 브리핑룸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김용진 경기도 경제부지사의 '소주잔 투척' 논란에 대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2022.7.28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 자리에는 김 경제부지사와 남종섭(용인3) 민주당 대표, 곽미숙(고양6) 국민의힘 대표가 폭탄주로 술자리를 했다.

출구를 찾지 못하는 원 구성 등에 대한 갈등을 풀기 위해 여·야·정 대표자가 만난 셈이다. 실타래를 풀기 위해 곁들인 술이 독약이 됐다.

문제가 된 '술잔 투척'은 남 대표와 김 부지사가 언쟁을 벌이던 도중 발생했다. 남 대표와 김 부지사는 나란히 앉고 곽 대표는 맞은 편에 앉았는데, 술을 마시던 김 부지사가 언쟁 중 소주잔을 곽 대표 쪽으로 던져 접시가 깨지며 파편이 사방으로 튄 것으로 전해졌다.

당황한 곽 대표는 그 자리에서 바로 이석해 귀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 김용진 부지사는 이에 대한 설명 없이 취임 후 일정을 시작했지만, 국민의힘이 김 부지사의 예방인사를 받지 않고 기자회견을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돌았다.

 

국민의힘 대표단은 회견을 통해 "김 부지사의 술잔 투척 행위를 명백한 폭력이자 테러"라고 규정하면서 경기남부경찰청에 김 부지사를 특수폭행, 특수협박 혐의로 고소했다.

지미연(용인6)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김동연 집행부의 의회 무시 행태가 적나라한 폭력으로 표현된 것으로 가해자인 김용진 부지사는 물론 임명권자인 김동연 지사도 합당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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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오전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의원실에서 김용진 경제부지사가 취임식을 마친 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표와 면담이 예정돼 있었으나 무산돼 자리를 떠나고 있다. 2022.7.28 /이지훈기자 jhlee@kyeongin.com

이 자리에 동석해 사실상 증인이 된 남 대표의 경우 입장을 밝히지 않고, 공식 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 도의회 민주당은 당 차원의 입장은 발표하지 않겠다고 알려왔다.

김동연 지사도 별도의 메시지를 내지 않고 있다. 다만 이 문제와 관련해 김 부지사가 김동연 지사에게 대면 보고를 가진 것으로 확인됐다.

김 "전적으로 제 잘못 계속 사과"
道 집행부·의회 '파국' 격랑 예고


김 부지사는 이와는 별도로 '경기도민과 경기도의회에 사과 말씀을 드린다'는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만찬 중에 일어난 불미스러운 일을 일부 인정한다. 해서는 안 될 행동을 한 것은 전적으로 제 잘못"이라며 "책임질 일은 책임지고 앞으로도 진심으로 계속 사과를 드리겠다"고 전했다.

하지만 논란은 확산 중이다. 국민의힘 중앙당도 이 사건을 들여다보고 있는 데다, 김 지사가 이 사실을 알고도 김 부지사 임명을 강행했을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는 게 국민의힘 입장이기도 하다.

경기도와 도의회도 이번 사건으로 사실상 패닉상태다. 도 관계자는 "전례가 없는 사상 초유의 일이어서 대처 방법도 모르겠다"며 "도와 도의회 사이가 최악으로 치달았다"고 말했다. → 관련기사 3면('말로만 협치' 경기도의회… '투척 사건'은 터질 게 터졌다는 반응)

/손성배·고건기자 son@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