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도심에 위치한 2곳의 레미콘 공장으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며 성남시가 민·관·기업 공동협의체를 구성하고 10개월간의 연구용역도 진행했지만 아무런 성과 없이 '공수표'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주거개선, 환경오염 등의 민원을 제기하며 해결책을 주시했던 지역주민들은 '기대감만 갖게 했다'며 실망감을 드러내고 있다.
성남일반산단 내 레미콘 공장 2곳
비산먼지·사고위험 등 민원 지속
1일 성남시·지역주민 등에 따르면 1983년 설립된 한일시멘트 공장(1만㎡)은 둔촌대로를 사이에 두고 원도심인 중원구 상대원동 주택가와 맞닿은 곳에 자리 잡고 있다. 또 1982년 설립된 쌍용레미콘 공장(1만5천㎡)은 한일시멘트 인근인 성남하이테크밸리(성남일반산업단지) 내에 있다.
주민들은 생산 공정에서 발생하는 소음·분진·오염수, 레미콘과 골자재 운반 차량에서 발생하는 도로재비산먼지·교통혼잡·사고위험 등에 대한 민원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실제 2곳 공장 인근 도로의 도로재비산먼지 오염이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고, 시는 2020년 3월 경기도에서는 처음으로 이 지역을 미세먼지 집중관리구역으로 지정하기도 했다. 또 레미콘 차량이 넘어지면서 2명이 사망한 사고도 있었다.
특히 노후화된 단독주택·빌라가 밀집해 있는 중원구는 인구밀도가 2020년 기준 경기도 구별 6위·성남 1위로 도시재개발이 활발히 진행되는 지역으로 주민들은 주거환경개선·삶의 질 문제와 맞물려 문제 해결을 강력히 요구해 왔다. 이와 함께 성남하이테크밸리 입주 기업들의 민원도 적지 않아 레미콘 공장 문제는 성남하이테크밸리 최신화·첨단화와 맞물린 사안이기도 하다.
市, 10개월간 연구용역… 성과 없어
"탁상행정 아니냐" 주민들 불만
시는 이에 업체·환경단체·전문가·시의원 및 지역 주민 등이 함께하는 공동협의체를 구성하고 공청회·설명회·간담회 등을 가진 뒤 이전·시설 현대화 등 레미콘 공장 재구조화 사업을 진행하기로 하고 연구용역을 통해 최적의 방안을 확정·시행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지난해 9월 시작돼 10개월여 간 진행된 연구용역이 끝났지만, 시는 현재 아무런 대책을 내놓지 못한 채 사실상 손을 놓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 관계자는 "이전을 위한 대체부지로 그린벨트를 물색했지만 해제가 어렵고 시설 현대화를 위한 지하화, 뚜껑 덮기 등은 업체 측에서 부정적이어서 별다른 대안을 마련하지 못했다"면서 "그러나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상대원동에 거주하는 한 주민(58)은 "주민 숙원을 해결해준다기에 잔뜩 기대하고 지켜봤는데 무엇하나 속 시원히 나온 게 없다. 주민들 사이에 탁상행정 한 것 아니냐는 원망과 실망감이 많다"고 말했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