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073101001102500054101

빵과 면요리 등의 주재료로 사용되는 밀가루 가격이 우크라이나 사태 장기화로 크게 오른 가운데, 정부가 밀가루값 상승을 막기 위한 대책을 내놓으면서 가격이 안정화할지 관심이 쏠린다.

국내 밀 수입 가격은 지난 6월 기준 t당 445달러로, 지난해 같은 달 319달러에서 40% 올랐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밀 주요 수출국인 우크라이나가 수출을 못 하게 되면서 미국과 캐나다, 호주 등 다른 수출국으로 수요가 몰렸고 이는 가격 급등으로 이어졌다. 이 때문에 국내 시중에 유통되는 밀가루 가격도 1년 전과 비교해 15~20% 올랐다.

밀가루값이 오르면서 밀을 재료로 하는 음식값도 덩달아 영향을 받았다. 한국소비자원 가격정보 종합포털 '참가격'에서 확인한 지난 6월 인천지역 칼국수와 짜장면 평균 가격은 각각 7천667원, 6천원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6월엔 칼국수가 6천833원, 짜장면이 5천333원이었는데, 일 년 동안 각각 10.9%와 11.1% 상승했다.

지난달부터 인상분 70% 지원
밀가루 1년전 비해 15~20% 올라
"정부 업계에 인상 자제 요청"


밀가루뿐 아니라 다른 재료 가격도 함께 오르면서 식당에서 음식값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다만 소상공인들은 재료 가격이 큰 폭으로 올라 음식 가격을 인상해도 이익을 남기기 어렵다고 한다.

인천 남동구 구월동에서 수제 빵집을 운영하는 40대 점주는 "작년 여름 밀가루 한 포대(20㎏) 가격이 2만원이 조금 넘었는데, 올해 들어 3만7천원까지 올랐다"며 "설탕이나 버터 같은 다른 재료들도 모두 가격이 올라 몇 달 전에 이미 빵 가격을 500원씩 올렸지만, 모든 재룟값이 계속 오르는 탓에 남는 게 별로 없다"고 하소연했다.

이에 정부가 밀가루 가격을 안정화하기 위해 나섰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 7월부터 내년 1분기까지 '밀가루 가격 안정 지원사업'을 추진해 국내 9개 주요 제분업체에 밀가루 출하 가격의 인상분을 지원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제분업체들이 밀가루 출하 가격을 올리면, 이 중 70%를 정부에서 지원해 물가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계획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밀가루가 국민과 소상공인 등 서민 생활에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고, 가공식품이나 외식 등의 물가에도 큰 영향을 미치는 만큼 안정화를 위해 추진한 대책"이라며 "국제 밀 가격이 국내에 영향을 미치는 시차가 있어 내년 상반기까지는 밀가루 가격 인상을 자제해달라고 제분업계에 요청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최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유엔 등이 흑해를 통해 우크라이나 곡물을 운송하는 내용으로 합의가 이뤄졌다. 올해 초부터 급등한 주요 곡물 가격이 안정되고 세계 식량 위기도 완화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