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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술분야에 한정됐던 고졸 우수 인재 채용이 상업계열을 포함한 전 분야로 확대됐지만, 관공서들이 임용계획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지 않아 상업계 특성화고 학생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3일 오후 수원시 팔달구 삼일상업고등학교 정문에 취업현황을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2022.8.3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올해부터 기술분야에 한정됐던 지방직 공무원 고졸 우수 인재 채용이 상업계를 포함한 전 분야로 확대됐지만, 경기도를 비롯한 전국의 관공서들은 임용계획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 이에 상업계 특성화고 학생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으며, 학교는 내년 신입생 모집이 힘들어지진 않을까 불안해하는 상황이다.

지방공무원법·지방공무원임용령의 일부 내용이 개정됨에 따라, 올해부터 기술분야에 한정됐던 고졸 우수 인재 채용이 상업계 계열을 포함한 전 분야로 확대됐다. 올해부터 9급 공무원 시험 선택과목에서 사회·과학·수학 등 고교과목이 제외돼 고졸 학생들의 공무원 진입에 어려움이 예상되기 때문이다.

경기도·도교육청 "채용 수요 없다"
임용시험 시행계획 공고 반영 안해


그러나 경기도, 경기도교육청을 비롯한 전국의 관공서들은 지방공무원 임용시험 시행계획 공고에 해당 내용을 반영하지 않았다. 경기도는 지난 1월 71명의 기술계고 출신 9급 지방공무원을 선발하겠다고 공고했으며 경기도교육청은 올해 3월 공업, 시설 관련 학과를 나온 16명의 9급 지방공무원을 선발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상업계고 학생들은 불만을 터뜨리고 있다. 3일 도교육청에 따르면 도내 55개 상업계 고등학교에 1만6천명의 학생이 재학 중이다.

경기도 소재 상업계 고등학교 1학년 이모(16)양은 "국가직은 각 학교에서 최대 7명밖에 추천을 못 받는 반면 지방직은 자격 요건만 되면 다 시험을 볼 수 있다"며 "이제 국가직뿐 아니라 지방직도 응시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기대한 만큼 실망도 크다"고 말했다.

상업계 고등학교 2학년 권모(17)양은 "대졸자도 공무원에 많이 지원하는 상황에서 상업계열 고졸 인재를 채용하는 게 쉽지 않다는 건 안다"면서도 "하지만 법이 바뀌어 더 많은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상황인데도 기회가 주어지지 않으니 불만스러운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상업계 고등학교 역시 내년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진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평촌경영고 김풍환 교장은 "법이 바뀌었는데도 관공서들이 반영하지 않아 내년 신입생 모집에 영향이 있을 것 같아 걱정스럽다"며 "회계, 세무 관련 자격증이 있는 특성화고 학생을 채용하면 세무회계 분야 일반행정직에서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을 텐데 관공서들은 서로 눈치만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기회 생기나 했는데" 학생들 불만
신입생 모집 안될까봐 학교도 울상

경기도와 경기도교육청은 상업계열 관련 채용 수요가 없으며, 추가적인 논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기도 관계자는 "상업 계열은 주로 행정직인데 이를 고졸 전형으로만 채용하려는 수요는 아직 없다"며 "타 시도도 상황은 비슷하다"고 말했다.

경기도교육청 관계자는 "어떤 직렬로 선발해야 할지 논의가 필요하고 인사규칙도 개정돼야 한다"며 "현재로선 검토가 더 필요해 올해 당장 반영하긴 어려웠다"고 했다.

한편 경기도교원단체총연합회는 특성화고 취업이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관공서의 소극행정으로 학생들이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며 지난달 국민권익위원회에 시정조치를 요구했다.

/이자현기자 naturelee@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