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포본동에는 영화에서 봤던 만능 해결사 홍반장이 산다. 형광색 조끼에 챙이 있는 모자를 눌러쓴 그가 지나가면 주민들은 '우리 집도 들렀다 가라'며 손짓한다. 재개발에 따른 공동화로 나날이 삭막해져 가던 동네는 그의 등장으로 온기를 회복하고 있다.
미담의 주인공은 김포본동 행복마을관리소 이홍기(54) 지킴이다. 공구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는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각종 생활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김포본동 행복마을관리소에는 이홍기 지킴이를 포함해 총 10명의 일꾼이 소외됐던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북변동을 포함한 김포본동은 과거 군청과 경찰서 등이 자리하던 중심지였다. 그랬던 김포본동은 관공서 이전과 김포한강신도시 조성 등으로 이제 김포의 '원도심'이 됐다. 사람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개발붐에서 비껴간 주민들은 허전함을 달래지 못하고 있었다. 전구 하나 갈아 끼우기도 버거운 고령의 주민들에게 지킴이들은 고마운 동반자였다.
미담의 주인공은 김포본동 행복마을관리소 이홍기(54) 지킴이다. 공구를 자유자재로 다루는 그는 주민들을 찾아다니며 각종 생활편의를 제공하고 있다. 김포본동 행복마을관리소에는 이홍기 지킴이를 포함해 총 10명의 일꾼이 소외됐던 주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북변동을 포함한 김포본동은 과거 군청과 경찰서 등이 자리하던 중심지였다. 그랬던 김포본동은 관공서 이전과 김포한강신도시 조성 등으로 이제 김포의 '원도심'이 됐다. 사람들은 하나둘 자취를 감추고, 개발붐에서 비껴간 주민들은 허전함을 달래지 못하고 있었다. 전구 하나 갈아 끼우기도 버거운 고령의 주민들에게 지킴이들은 고마운 동반자였다.
김포본동, 과거 군청 자리하던 중심지였지만
관공서 이전 등 원도심 되면서 사람들 사라져
고령의 주민들에게 지킴이들 '고마운 동반자'
관공서 이전 등 원도심 되면서 사람들 사라져
고령의 주민들에게 지킴이들 '고마운 동반자'
지난달 22일, 점심시간이 채 끝나지 않은 시각에 김포본동 지킴이들이 사무실에서 분주하게 움직였다. 이날 오후의 첫 일정은 홀몸노인 가정 형광등 교체였다. 이홍기 지킴이가 무거운 공구가방을 둘러메는 사이 진선경(55) 오전조장과 강미연(54) 지킴이, 한혜경(48) 사무원은 다른 짐을 챙겼다.
뙤약볕 아래 골목을 걷던 중 강미연 지킴이는 "이 동네에는 아흔 넘으신 어르신도 많아서 일흔 정도면 할머니가 아니라 아주머니로 부른다"고 했다.
형광등 교체 서비스가 이뤄질 가정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다세대주택 3층이었다. 주변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은 없다고 지킴이들은 설명했다. 지킴이들과 함께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3층에 도착하자 70대 노인이 냉장고에서 물부터 꺼내 일행에게 대접했다.
뙤약볕 아래 골목을 걷던 중 강미연 지킴이는 "이 동네에는 아흔 넘으신 어르신도 많아서 일흔 정도면 할머니가 아니라 아주머니로 부른다"고 했다.
형광등 교체 서비스가 이뤄질 가정은 엘리베이터가 없는 다세대주택 3층이었다. 주변에 엘리베이터가 있는 건물은 없다고 지킴이들은 설명했다. 지킴이들과 함께 땀을 삐질삐질 흘리며 3층에 도착하자 70대 노인이 냉장고에서 물부터 꺼내 일행에게 대접했다.
70대 따님 혼자 돌보는 90대 치매노인을 업어서
병원에 모셔다 드리기도 한다
병원에 모셔다 드리기도 한다
거실에 형광등이 켜져 있었으나 집 안은 어두웠다. 이홍기 지킴이가 공구와 LED등을 준비하고 있을 때 진선경 조장과 강미연 지킴이는 쉬지 않고 노인에게 안부를 물었다.
진선경 조장은 "김포본동에는 정보에 취약한 계층이 많다. 지자체의 보청기 지원사업 같은 것도 주민 대부분 내용을 몰라서 그냥 귀가 안 들리는 채로 살아가셨는데 지원을 받으실 수 있도록 지킴이들이 진단서 첨부 등 서류 준비과정까지 안내해 드린다"고 말했다.
이홍기 지킴이는 LED등 교체를 끝내고 노인에게 직접 스위치를 눌러보라 했다. 노인은 확연히 밝아진 거실을 보며 연신 감탄을 내뱉었다. 강미연 지킴이는 "어머니 왜 부엌 형광등 교체는 신청 안 하셨어"라며 추가 서비스를 약속했다.
5일장 열리는 날에 맞춰 쓰레기 배출 계도 등
간단한 수리 환경정화 기본 '지역 맞춤 서비스'
"복지 사각지대 주민에 정책 알려드릴 때 보람"
간단한 수리 환경정화 기본 '지역 맞춤 서비스'
"복지 사각지대 주민에 정책 알려드릴 때 보람"
김포본동 지킴이들은 간단한 수리와 환경정화를 기본으로 지역 맞춤형 서비스를 펼치고 있다. 재개발구역 우범지대 순찰활동에 대한 주민들의 호응이 좋고, 5일장이 열리는 날에는 종료시간에 맞춰 쓰레기 배출 계도를 하거나 노인들의 물품 운반을 돕는다.
한혜경 사무원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에게 정책의 세세한 부분을 알려 드릴 때 보람이 크다"며 "치아가 상해도 목돈 들어갈 걱정만 하시는 분들을 위해 치과에서 저렴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 드리고 틀니를 무상에 가깝게 지원받도록 돕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홍기 지킴이는 "70대 따님 혼자 돌보는 90대 치매노인을 업어서 병원에 모셔다 드리기도 한다. 병원에서 나오면 공원에서 모녀가 잠시 산책이라도 하실 수 있게 기다려 드리는데 그렇게 고마워하실 수가 없다"며 "행복해하시는 얼굴을 보면 마음속에서 자부심이 든다"고 했다.
한혜경 사무원은 "복지 사각지대에 놓인 주민들에게 정책의 세세한 부분을 알려 드릴 때 보람이 크다"며 "치아가 상해도 목돈 들어갈 걱정만 하시는 분들을 위해 치과에서 저렴하게 진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해 드리고 틀니를 무상에 가깝게 지원받도록 돕기도 한다"고 소개했다.
이홍기 지킴이는 "70대 따님 혼자 돌보는 90대 치매노인을 업어서 병원에 모셔다 드리기도 한다. 병원에서 나오면 공원에서 모녀가 잠시 산책이라도 하실 수 있게 기다려 드리는데 그렇게 고마워하실 수가 없다"며 "행복해하시는 얼굴을 보면 마음속에서 자부심이 든다"고 했다.
우리가 유일한 버팀목일 수 있기 때문에
나태해질 수가 없다
나태해질 수가 없다
지킴이들에게 늘 좋은 기억만 있는 건 아니다. 취객들의 욕설은 일상이고, 교통지도나 쓰레기 배출계도를 할 때는 '네가 뭔데'라는 비아냥도 감수한다. 감정노동을 병행하는 셈이다. 그렇다 해도 지킴이들은 마음이 밝아질 주민들을 생각하며 뚜벅뚜벅 골목으로 나간다. 주민들은 과자며 두유며 애정 어린 선물을 이들에게 쥐여준다.
한혜경 사무원은 "재개발 소문이 나니까 집주인들이 수리에 거의 손을 놓고 있는데, 연세 많으신 세입자들은 집주인이 나가라 할까봐 뭐 하나 수리해 달라고도 못 하신다"며 "주민들에게는 우리가 유일한 버팀목일 수 있기 때문에 나태해질 수가 없다"고 말했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행복마을관리소는 일반주택가에서 아파트관리사무소와 같은 생활편의를 제공할 목적으로 추진되는 경기도 주관사업으로, 김포는 원도심인 김포본동과 도농복합지역인 월곶면·대곶면에 문을 열어 각 주민자치회가 운영하고 있다. 현재까지 도내 100여곳에 개설된 가운데 주민자치회가 운영을 맡는 방식은 김포시에서 최초로 시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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