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 갯벌 2단계 등재 작업이 추진 중인 인천 영종도, 송도, 강화도 등 인천 갯벌의 건강상태가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갯벌 생물들의 서식에 좋은 환경을 갖추고 있고 리튬이나 게르마늄, 셀레늄 등 건강에 좋은 물질로 알려진 긍정적인 물질도 포함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 1분기와 2분기 영종 갯벌과 송도 갯벌, 강화 동막·장화리 갯벌 등의 표층·중층 퇴적물 등을 조사한 결과, 우수한 건강상태를 보였다고 8일 밝혔다.
인천 보건환경연 조사 결과 '우수'
'실트'·'점토' 전체 90% 이상 차지
이들 지역의 갯벌을 구성하는 물질은 '실트'가 평균 70.9%로 가장 많았다. 실트는 모래와 찰흙의 중간 굵기인 흙을 의미한다.
점토는 23.3%였다. 실트와 점토 비율이 전체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셈이다. 실트와 점토 비율이 높을수록 갯벌에서 살아가는 생물들에게 좋은 서식 환경을 제공한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모래는 5.1% 정도에 불과했다.
인천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이번에 갯벌에 포함된 건강영향물질 분포도 함께 조사했는데, 리튬과 게르마늄, 셀레늄 등 건강에 유익한 물질로 알려진 성분들이 평균 0.12~35.135㎎/㎏ 정도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리튬·게르마늄·셀레늄 등 유익성분
중금속 농도, 정부 기준 모두 만족
이들 갯벌의 해양수질평가지수(WQI)는 전체 5개 등급 중 1~3등급으로 '매우 좋음~보통' 사이였고, 갯벌 부영양화정화지수(CIET)의 경우 '0점'으로 정화·복원 기준(6점 이상)보다 낮았다. 갯벌 중금속 농도도 정부의 해양환경기준(TEL)을 모두 만족했다.
영종도와 송도, 강화도 등 인천 갯벌은 멸종위기종 1급 저어새(천연기념물 205호)와 함께 두루미와 검은머리물떼새, 검은머리갈매기, 노랑부리백로 등이 서식하는 등 생물 다양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송도 갯벌의 경우 건축물의 신·증축, 모래·자갈·광물 채취, 동물 포획 등이 제한되는 습지보호지역으로 지정돼 있고, 람사르습지로도 등록돼 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은 인천 갯벌의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 갯벌 2단계 등재 근거 마련을 위해 처음으로 이번 건강상태조사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시 보건환경연구원 관계자는 "인천 갯벌의 건강상태는 전국적으로도 우수한 편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며 "올 3분기와 4분기에도 이들 갯벌의 건강상태 조사를 진행해 효율적인 해양환경 관리방안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한편 문화재청은 유네스코 세계유산 한국 갯벌에 인천 갯벌을 포함하는 2단계 등재 작업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인천 갯벌이 있는 중구와 연수구, 강화군 등 지자체는 재산권 행사와 조업권 침해 우려 등을 이유로 반대하고 있어 어려움이 예상되고 있다.
/이현준기자 upl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