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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지역 독립운동 상징물을 건립할 장소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남동구 중앙공원과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부평구 부평공원, 서구 아시아드경기장 등이 후보지로 제시됐지만 접근성 측면만 고려됐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인천시청 전경. /인천시 제공
 

'역사성이냐, 접근성이냐.'

인천지역 독립운동 상징물을 건립할 장소를 두고 역사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과 접근성에 주안점을 둬야 한다는 입장이 엇갈리고 있다.

최근 마무리된 인천시의 '독립운동 상징물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에선 남동구 중앙공원과 연수구 송도센트럴파크, 부평구 부평공원, 서구 아시아드주경기장 등이 후보지로 제시됐다.

이를 두고 지나치게 접근성 측면만 고려됐다는 전문가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독립운동의 시대적 배경과 연관된 곳 중심으로 상징물 건립 후보지를 찾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번 용역에 자문위원으로 참여한 전문가들도 독립운동 상징물이 역사성이 높은 곳에 건립돼야 한다는 의견을 다수 낸 것으로 확인됐다.

한 자문위원은 "상징성이 있는 장소를 중점적으로 살펴봐야 한다"며 "자유공원은 전국 13도 대표자 회합이 열렸고 백범 김구가 옥고를 치렀던 인천감리서 터도 인근에 있는 등 독립운동 상징물 건립 근거가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자유공원 외에 인천 내항지역도 애국지사들이 배를 타고 드나들며 해외에 독립운동을 전개한 통로 역할을 했던 곳인 만큼, 최대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부지를 중심으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남동 중앙공원·송도센트럴파크·부평공원·아시아드경기장 등 후보
전문가 다수 '상징성' 의견… 반대로 '많은 시민 방문해야' 주장도


반대로 접근성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독립운동 상징물을 최대한 많은 시민이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자유공원의 경우 역사성이 충분하지만, 인천상륙작전을 이끈 미국 맥아더 사령관 동상이 있어 독립운동의 의미가 퇴색한다는 주장도 있다. 인천시는 이번 용역에 광복회 의견을 주요하게 수렴했는데, 광복회에서 이 같은 내용으로 의견을 냈다.

광복회 인천지부 관계자는 "자유공원은 (맥아더 사령관) 동상이 있어서 건국과 호국의 가치가 충돌하기 때문에 후보지로 적절하지 않다"며 "과거의 역사성보다는 독립운동의 가치를 최대한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미래지향적 관점에서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독립운동 상징물 인근에서 관련 행사를 열어야 하기 때문에 많은 인원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확보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천시는 독립운동 상징물 건립을 두고 의견이 상충하는 만큼,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한 뒤 후보지를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인천 지역에서는 1919년 3월 6일 인천공립보통학교(현 인천창영초등학교) 학생들이 만세운동의 일환으로 동맹 휴학을 했고, 황어장터 만세운동, 문학동·남동·월미도 시위 등 내륙과 도서 지역에서 활발하게 독립운동이 전개됐다.

/박현주기자 ph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