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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포시아열대작목회 배준영 부회장(오른쪽)과 배상우 감사가 공심채 포장작업을 시연하고 있다. 2022.8.9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공심채는 백종원씨의 볶음요리가 워낙 유명해서 한국인들에게도 많이 알려졌죠."

김포시에 아열대작물을 체계적으로 상품화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작물 저장 및 포장을 지원하는 시설이 지역에서 처음 운영을 시작한 것인데, 이주민들 사이에 암암리에 재배되던 아열대작물을 안전하게 유통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양촌읍 양곡리 저장·포장 시설
"마트 판로 확대·호텔 납품 타진"

김포시아열대작목회는 지난 8일 양촌읍 양곡리에 '아작(작목회 자체브랜드) 선별장'을 개소했다. 선별장에서 다루는 대표적인 작물은 동남아에서 김치처럼 즐겨 먹는 공심채를 비롯해 서남아에서 선호하는 머스크가지, 황궁채(인디안시금치), 롱빈(줄콩) 등 주로 아시아지역 품종이다.

앞서 김포에서는 10여 년 전부터 뜻있는 이들을 중심으로 아열대작물이 재배되다가 2019년 아시아로컬푸드복지협동조합이 설립됐다. 이후 지난해 말 13개 농가가 작목회를 결성, 본격적인 상품화를 도모해 농협 하나로마트 세 군데에 납품하는 성과를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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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종술 작목회장이 아열대작목 재배지에서 롱빈(왼쪽)과 머스크가지의 조리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하우스 왼쪽 끝에 심어진 작물이 한국인들에도 널리 알려진 공심채다. 2022.8.9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

선별장은 경기도농업기술원의 예산으로 문을 열었다. 근처에 이중(두 겹 비닐)하우스 4개동과 전시하우스 1개동이 함께 들어섰고, 생산농가 6곳에 저장고도 설치됐다. 작목회원들과 이주민들이 출하한 농산물이 이곳에서 포장돼 소비자에게 전해진다.

작목회에 따르면 아열대작물은 병충해에 강한 특성으로 노지에서도 일정 수확량이 나오고, 일손을 크게 필요로 하지 않아 고령의 농업인도 쉽게 재배가 가능하다.

조종술 작목회장은 "전에는 이주민들이 몰래 씨앗을 들여와 재배해 먹고 자기들끼리 사고팔았는데 이를 공공의 틀 안에 끌어들였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이주민들에게는 한국사회에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동기부여도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상우 작목회 감사는 "우선 하나로마트 판로를 확대하고, 점차 재배가 안정화하면 공항 인근 호텔에도 납품을 타진해볼 것"이라는 계획을 밝혔다. 

김포/김우성기자 wskim@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