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조업 구인난이 심화하면서 뿌리산업 기업이 모여 있는 인천도 인력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
올해 6월 기준 업종별 '빈 일자리 수'는 23만4천개로 지난 2018년 2월 이후 가장 많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빈 일자리 수란 현재 업체가 구인 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 달 이내에 일이 시작될 수 있는 일자리를 의미한다.
업종별로는 뿌리산업이 2만7천개로 가장 많았으며, 음식점·소매업 1만4천200개, 조선업에서 4천800개 등의 일자리 공백이 발생한 상황이다. 빈 일자리 발생률은 코로나19 발생 초기였던 2020년 6월 0.8%에서 지난 6월 1.5%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인천 제조업 현장에서도 사람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남동국가산단에 위치한 한 부품 금형 제조업체 관계자는 "주52시간제 도입 이후 정해진 시간 내에 물량을 처리하려면 결국 사람을 더 뽑아야 한다"며 "구인공고를 내면 한국인은 임금이 낮다는 이유로 거의 지원하지 않고, 예전에 일했던 사람들에게 재취업을 제의해도 돈을 더 많이 버는 배달업 등 다른 업종을 선호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뿌리산업 '빈 일자리' 2만7천개
고용부, 11개 지역에 TF 설치
"열악한 근로환경 등 개선할 것"
국내 노동자를 대체할 외국인 노동자 수급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난 2년 동안 고용허가를 받았음에도 코로나19로 인해 국내에 입국하지 못한 외국인 노동자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또 올해 상반기 제조업에 배정된 외국인 노동자 쿼터도 업체가 필요로 하는 숫자보다 크게 부족한 상황이다.
상반기(1~6월) 제조업 외국인력 쿼터는 1만여명이었지만 업체에서 신청한 숫자는 2만5천여명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 방역 상황을 고려해 해외 입국자 수를 줄이는 차원에서 업종별 쿼터를 보수적으로 설정했으나 제조업계의 인력 수요에 미치지 못하면서 구인난이 심화한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구인난을 해결하기 위해 뿌리산업 등 제조업 외국인력 쿼터를 기존보다 6천명 늘린 1만6천480명으로 확대하고, 외국인 노동자의 입국 절차 기간도 84일에서 39일로 단축하는 등 대책을 내놓았다.
또 뿌리산업이 밀집한 인천을 비롯해 11개 지역의 고용복지센터에 이달 중으로 '신속 취업 지원 태스크포스(TF)'를 설치해 업체들의 채용을 컨설팅하고, 국내 노동자들의 취업 활성화를 위해 취업장려금을 연 180만원에서 250만원으로 상향한다는 계획이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올해 하반기에 5만여명의 외국인력이 추가로 입국하게 되면 제조업과 농축산업 등의 구인난이 어느 정도 해소될 전망"이라며 국내 노동자들의 제조업 취업도 활성화하도록 열악한 근로환경과 저임금 구조 등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달수기자 da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