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에 집중적으로 쏟아진 비는 중부지방 상공에 형성된 정체전선 때문이다. 정체전선이 여전히 중부지방에 형성돼 있어 금요일인 12일까지 집중호우가 이어질 전망이다.
북쪽 찬공기+남쪽 더운공기 부딪쳐
5~6호 태풍은 수중기 지속적 공급
9일 기상청에 따르면 장마전선과 같은 정체전선이 형성돼 있다. 북쪽에선 한랭건조한 공기, 남쪽에선 고온다습한 공기가 중부지방에서 만나며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폭은 좁은 정체전선이 만들어졌다. 마치 장마전선과 같은 구름대가 형성된 것이다.
이처럼 북쪽 티베트고기압, 남쪽 북태평양고기압이 만나며 비가 일부 지역에 세차게 쏟아지는 집중호우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여기에 오호츠크해 고압능이 저기압 소용돌이가 동쪽으로 빠져 나가지 못하도록 막는 역할을 하면서 정체전선이 중부지방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 것이 이 같은 폭우의 원인이 됐다는 분석이다.
이뿐 아니라 제5호 태풍 '송다'와 제6호 태풍 '트라세'가 약화된 뒤 한반도 북동쪽으로 이동해 수증기를 계속 공급하고 있어 고압능 형성에 기여했다.
현재 경기남부 위치… 북상 가능성
시간당 강수량 50~100㎜ 더 올수도
이런 상황 속에 중부지방에는 이번 주 내내 강수가 이어질 전망이다. 기상청 관계자는 "일차적으로는 남쪽에서 시계방향으로 회전하는 북태평양고기압이 한국이나 동남아시아 등으로 수증기를 끌어올리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위도에서 어떤 이유로 수증기가 공급되며 비의 양을 늘렸다는 설명이다.
정체전선으로 발생한 비는 12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역을 특정할 순 없지만 비구름대가 강해지면 시간당 강수량이 50~100㎜에 달할 수 있는 상황이다. 9~11일에는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12일에는 남부지방에 비가 내릴 것으로 전망된다.
정체전선이 북쪽 한랭건조공기, 남쪽 고온다습공기가 맞붙는 지점에 형성된 만큼 북쪽 혹은 남쪽에서 기운이 강해지는 것에 따라 정체전선이 이동하고, 비가 내리는 지역이 달라진다.
현재 정체전선은 경기남부에 걸쳐진 상태다. 향후 정체전선은 북상할 가능성이 크다. 밤에 하층제트가 거세져 북상을 유도하는 힘이 강해지고, 북쪽 건조공기를 내려보내는 주체가 고기압으로 전환되며 북태평양고기압의 올려보내는 공기 힘이 상대적으로 강해지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정체전선이 밤중에 머무는 지역은 수증기를 품은 하층제트까지 더해지면서 비구름대가 굉장히 강하게 발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