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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시간 날씨 상황을 공유하는 포털 화면. /포털 게시판 캡처

"경기 광주 어제 밤 같이 갑자기 비가 쏟아지고 있어요"

"분당 야탑쪽 물폭탄입니다"

국지적으로 짧은 시간에 강한 비를 뿌리는 이번 수도권 집중호우로 시민들이 각 지역의 날씨 소식을 실시간으로 알려주고 공유하는 '제보'가 활성화됐다. 기상청이 예보하지 못하는 국소 지역별 날씨를 공유하며 교통 이용이나 혹시 모를 침수피해를 대비하고 있는 것이다.
N사 제보게시판, 1분에 10개 이상 글 올라와
경기·인천 등 게시판 접속하면 지역 날씨 전파
퇴근 시간에 집중… "열차 정상 운행 중입니다"
9일 오후 9시 현재 포털 N사가 운영하는 제보게시판에는 1분에 10개 이상의 실시간 글이 올라오고 있다. 경기, 인천, 서울 등으로 나뉜 게시판에 접속하면 시민들이 자신이 거주하는 지역 혹은 머물고 있는 지역에서 목격한 날씨를 전파해주는 식이다.

특히 퇴근 시간에 제보가 집중됐다. 한 시민은 "미금역 들어올 때 비 쏟아지기 시작했는데 신사행 신분당선 열차 정상 운행 중입니다"란 글을 올렸다. 전날 역사 침수로 일부 역에서 운행이 중단된 탓에 시민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날씨 정보에 집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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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사이 많은 비가 내린 9일 오후 성남시 분당구 탄천로 도로에 빗물에 갇혔던 버스가 세워 져 있다. 2022.8.9 /임열수기자 pplys@kyeongin.com

이날 오후 7시 55분 경강선이 갑작스런 비를 피하기 위해 전 구간 정차하자 게시판에는 제보 글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경강선은 35분 정도 정차하다 오후 8시 반이 돼서야 운행을 재개했다. 지상으로 이동하는 구간이 많은 경강선의 특성 탓에 쏟아지는 비가 자칫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서다.

경강선을 타고 성남으로 이동하던 한 시민은 "이매역에서 갈아타야 하는데 경강선이 멈춰서서 혹시 분당에 비가 와서 그런 건 아닌지 게시판에 문의했다. 곧장 답변이 와서 신기했다"고 전했다.

제2의 장마라고 불리는 정체전선은 동서로 길고 남북으로 짧은 형상을 하고 있어 불과 몇㎞ 떨어진 지역에서도 어디선 비가 오고 어디선 비가 오지 않는 현상이 벌어지는 게 특징이다. 북쪽의 한랭건조한 공기와 남쪽의 고온다습한 공기가 만나는 지점에서 비구름이 형성되는데 양쪽의 온도 차가 클수록 강한 비를 뿌린다.

이런 상황 때문에 경기도의 경우 여주에선 비가 오는데 이천에선 비가 오지 않거나 서울은 한강 이남에선 폭우가 내리고 이북에선 옅은 비가 내리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현상이 기상청 예보 등으로 포착되지 않고, 특히나 교통상황에 큰 영향을 미치기에 시민들이 자발적인 정보 공유로 대비하고 있는 상황이다.

기상청은 이번 정체전선으로 오는 12일까지 비가 내릴 것으로 내다봤다.

/신지영기자 sjy@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