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서울아산병원에서 간호사가 근무 중 쓰러졌으나 수술할 의사가 없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정책 논의의 장이 열렸다.

신현영·김미애 국회의원이 주최한 '서울아산병원 뇌출혈 간호사 사망으로 바라본 응급 뇌혈관 의료체계의 해법 모색' 토론회가 10일 국회 의원회관 1소회의실에서 진행됐다.

앞서 지난달 24일 오전 서울아산병원에서 근무 중인 30대 간호사 A씨가 뇌출혈로 쓰러졌다.

병원 내에서 색전술 등 응급처치는 이뤄졌으나 추가 수술을 할 전문의사가 없어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가 같은 달 30일 사망했다.

당시 수술이 가능했던 서울아산병원 신경외과 전문의 2명은 모두 휴가와 학회 일정 등으로 자리를 비운 상태였다. 


뇌출혈 간호사 사망 국회의원 토론회
김우경 학회 이사장 "개혁 계기되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의료계 전문가들은 신경외과 등 '필수 의료분야 인원'을 늘리고 '의료 수가(진료비)'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주제 발표를 맡은 김용배 대한뇌혈관외과학회 상임이사는 "전국에 뇌혈관 개두술을 할 수 있는 숙련된 의사가 133명에 불과하다"며 "전국 85개 병원으로 나누면 병원당 2명이 채 안 되는 현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우수한 인력이 필수 의료 분야에 많이 지원할 수 있도록 유인하는 장치가 필요하다"며 "중증 진료에 대한 의료 수가를 현실화하고, 위험 부담이 큰 중증 분야 의료인들을 보호하는 세밀한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책 추진 과정에 '신경외과 전문의'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승훈 대한뇌혈관내치료의학회 정책이사는 "국가 주도로 진행하고 있는 '심뇌혈관질환센터' 등의 정책 추진 과정에서 신경외과가 배제돼 있는 현실"이라며 "뇌혈관 질환 관련 전문학회와 정부가 정책 컨소시엄을 설립하는 등 전문성을 갖춰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회 좌장을 맡은 김우경(가천대 길병원 원장) 대한신경외과학회 이사장은 "이미 예전부터 외과계의 몰락을 방치하면 수술할 의사가 없어 대한민국 국민의 생명이 위험해지는 순간이 올 거라고 외쳐왔지만 돌아온 건 속절없는 메아리뿐이었다"며 "오늘 토론회가 필수 의료 제도를 개혁하는 계기가 돼 다시는 이러한 일이 재발하지 않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말했다.

/유진주기자 yoopearl@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