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러한 '여름'이라는 단어가 주는 다양한 모습과 감정을 느낄 수 있는 책은 어떤 것이 있을까.
■ 두더지의 여름┃김상근 지음. 사계절 펴냄. 56쪽. 1만4천원

땅파기 연습이라는 따분한 일과를 보내던 두더지네 숲에도 여름 휴가철이 다가왔다. 그때 나무 그늘에서 운명처럼 만난 거북이. 두더지는 거북이가 바다를 찾아갈 수 있도록 용기를 내 길을 나선다.
땅만 파던 두더지, 바다를 찾아 떠나다
운명처럼 만난 거북이와 좌충우돌 여행
열심히 땅굴을 파며 바다를 찾아가는 그들은 엉뚱한 장소로 올라갈 때마다 '죄송합니다'를 연발한다. 그래도 사려 깊은 두더지의 마음과 땅속을 신나게 파고 다니는 좌충우돌 그들의 여정은 미소가 절로 지어지는 귀여움과 사랑스러움의 연속이다.
마침내 찾아낸 바다. 친해진 거북이와 헤어지기가 아쉬운 두더지. 그런 두더지에게 찾아온 반전은 웃음을 터트리게 한다.
초록색 짙은 숲을 지나 고래가 인사하는 청량한 바다에 이르기까지, 김상근 작가가 꼭꼭 채운 서사가 싱그러운 한여름의 장면들과 함께 펼쳐진다.
■ 여름의 피부┃이현아 지음. 푸른숲 펴냄. 236쪽. 1만7천원

그림에 대한 사랑이 큰 저자는 그림을 보고 모으는 것을 넘어 꾸준히 그림일기를 썼다. 그러다 문득 자신이 모은 그림에 '푸른 기운'이 담겨 있음을 발견한다. 저자는 어린 시절의 기억과 여름을 대표하는 색, 우울과 고독을 가장 내밀하게 이해하는 색으로 푸른색을 꼽는다.
예술가들 이해하고 삶에 위로 건네는 色
푸른색으로 찾아낸 기억과 감정의 조각
가장 밝고 청명하게 빛나는 색이면서도 깊고 고요하며 비밀스러운 색인 푸른색은 오묘하고 복잡하다. 이 지점은 저자에게 글을 쓰는 영감이 된다.
책에는 피에르 보나르, 조지아 오키프, 루시안 프로이드, 루치타 우르타도 등 화가들이 캔버스에 칠한 푸른색을 통해 저자가 찾아낸 기억과 감정의 조각들이 함께 담겼다.
예술가들을 이해하고, 우리의 삶에 위안을 건네는 색을 해석하며 그림의 바닥부터 써내려간 저자의 글을 통해 독자들은 다시 한 번 각자가 지닌 푸른색의 의미를 떠올리게 된다.
/구민주기자 kumj@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