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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이하 '우영우')가 연일 화제다. 국내외에서 각광받고 있는 이 드라마는 앞으로 또 하나의 대표 한류콘텐츠로 기억될 것이다. 그러면 '우영우'의 신드롬급(級) 인기는 어디에서 오는가.

'우영우'는 공정과 극작술이 거둔 성과다. 이 예상치 못한 공정은 한류문화가 갖는 경쟁력의 원천이기도 한바, 대중문화는 대중들의 선택을 받아야 살아남을 수 있는 문화상품이기에 애초부터 정치권력의 비호나 기득권의 영향력이 작동되지 않는다. 시장에서 믿을 것은 오직 작품성과 완성도뿐이고 또 대중적 호응으로 결정되기 때문이다. 현 시점에서 대중문화는 공정이 가장 잘 작동되는 분야다. 당연히 경쟁력을 갖춘 소수의 작품들만이 시장에서 살아남아 대중들의 선택을 받기에 애초부터 '아빠 찬스'나 기득권의 입김이 잘 먹혀들지 않는다. 이 치열하고 공정한 경쟁이 한류 드라마들의 기초체력을 키워왔고, 그것이 '우영우' 같은 웰 메이드 드라마 탄생의 모체다.

두 번째는 극작술인데 주인공에게 치명적이고 흥미로운 약점(자폐 스펙트럼)과 놀라운 기억력이라는 비범한 능력을 동시에 부여하는 독특한 설정에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한 주연배우 박은빈의 진짜 자폐인을 방불케 하는 연기력, 예컨대 진짜보다 가짜가 더 진짜 같은 시뮬라시옹 효과가 바로 대중적 인기의 비결일 것이다. 서번트 증후군을 앓고 있는 천재적 자폐인을 다룬 작품으로 이미 영화 '레인맨'(1988) 등이 있고, 이처럼 극복과 화해를 다룬 감동적 휴먼 드라마들의 전례들이 많아 소재가 신선하면서도 낯설지 않다는 것이 '우영우'에게는 행운의 날개가 됐다.

여기에 '어린이 해방군 총사령관 방구뽕씨'의 에피소드를 통해 한국의 교육현실을 꼬집거나 고 박원순 시장이라든지 실제 사건을 소재로 한 이야기의 리얼리티 또한 드라마 '우영우'의 공감주술력을 더욱 높여주는 이유가 됐다.

평론가나 학자들의 나쁜 직업병은 작품을 즐기지 못하고 늘 해석의 강박에 시달린다는 것인데, 사과가 쌍떡잎식물 장미목 장미과 낙엽교목 식물이라는 식물학 지식보다는 사과를 직접 깎아 먹는 게 진정으로 사과를 즐기는 것이듯 좋은 드라마가 있다면 편하게 즐기고 감상하자. 그리고 즐기되, 우리 사회의 장애인 인식과 공정에 대한 관심도 놓치지 말자.

/조성면 객원논설위원·문학평론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