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한 자율형 사립 고등학교 중에서도 일반 고등학교와 별로 차이가 없는 학교는 폐지를 검토한다고 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반대에 부딪혀 교육부 장관은 지난 13일, 외국어 고등학교 폐지안을 원점에서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정부가 바뀔 때마다 외고(외국어 고등학교), 자사고(자율형 사립 고등학교) 등의 특목고(특수 목적 고등학교)의 존치 혹은 폐지에 대한 문제로 교육부와 학부모 사이에 갈등이 생긴다.
그러나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정작 이러한 논란의 당사자인 학생들의 의견은 보이지 않는다.
논쟁에만 주목하고 학생들의 생각은 어떤지, 혹은 이러한 고등학교 입시제도가 우리 학생들의 생활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안중에 없는 것 같다.
진학 관심 경우엔 폐지 반대 경향
'대입 더 유리'… 경쟁구조 바꿔야
이에 대한 학생들의 생각을 들어봤다. 이모(15) 학생은 "외국어 고등학교의 폐지에 반대한다"며 "외고 없으면 안 되니 내가 진학하고 나서 폐지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반면 김모(15) 학생은 "노력할 사람은 노력하라고 하고, 놀 사람은 놀게 하자"라는 의견을 밝히며 외고 폐지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학업과 진학에 관심이 많은 학생의 경우 폐지에 반대하고, 고등학교 진학에 대해 크게 관심을 가지지 않은 학생의 경우 대체로 폐지에 찬성하는 견해를 보였다.
초등학교에 다닐 때는 공부나 입시에 대해 지금만큼 확 와닿지 않았다. 그러나 중학교에 입학하고 나서부터 공부를 더 열심히 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생겼다. 중학교 2학년으로 올라가면서부터는 기말고사를 보고, 성적표도 나오기 때문에 학생들의 부담감은 더욱 증폭된다.
앞으로 이러한 부담감이 졸업까지 이어질 것이고, 고등학생이 되면 그에 대한 부담감은 더 늘게 된다.
비로소 중학교 2학년이 되며 소위 입시지옥이 시작된 것이다.
학생들은 왜 입시에 대해 스트레스를 받으면서도 특목고 폐지를 반대하는 것일까.
특목고에 가는 것이 대학 입시에 유리하게 작용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힘든 것을 참아가며 경쟁해 어떻게든 특수 목적 고등학교에 가려고 하는 것이다.
특목고와 자사고로 가기 위해 경쟁으로 내몰릴 수밖에 없는 지금의 입시구조를 바꿔야 한다고 생각한다. 입시를 위한 공부가 아닌 넓은 세상과 다양한 분야를 경험하고, 부담 없이 학교생활을 할 시간이 주어졌으면 좋겠다.
/고양 정발중 박서하
※위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