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일과 기상예보에 따라 아이들 표정과 발걸음이 다르다. 학년별로 배정된 녹색 어머니회, 배움터 지킴이 선생님, 시니어 어르신들이 함께 해주시는 귀한 봉사를 통해 다행히 사고 없는 하루가 시작된다. 같은 반 친구들을 만나면 눈인사, 손인사로 등굣길이 붐비지만 다행이다. 코로나 이전과는 다른 방법으로 서로에게 다정한 표현을 한다. 정겹게 인사하는 아이들에게 친절과 배려를 배우게 되는 시간이다. 어떤 날은 교실로 들어가는 그 짧은 시간 바른 말·고운 말 캠페인을 하거나 아이들의 안전·건강과 안색을 살피기도 한다.
아침맞이를 하다 보면 생각지 않은 일들이 많이 일어난다. 횡단보도를 건너는 도중 도로 끝에서 넘어진 아이가 있었다. 무릎에 찰과상을 입어 피가 계속 흘렀다. 아파하며 눈물 흘리는 아이를 안심시키고 보건실로 데려갔다. 오늘은 교문을 들어서는 남자 어린이가 마스크를 하지 않은 채 걸어오고 있었다. 손에 든 마스크를 살펴보니 줄이 모두 끊어져 있었다. 여분의 마스크를 찾아주고 교실로 입실하도록 지도했다. 팔이 부러진 손자의 가방을 메고 오시던 할아버지는 이마에 땀방울이 송글송글 맺혔다. 할아버지께 가방을 전해 받고 아이를 도와주었다. 걸어오는 어린이들 중 눈에 띄게 얼굴과 몸이 붉은 아이가 보였다. 보건실로 데리고 가서 상담해보니 수인성 전염병이니 학부모님께 전화를 드려야겠다고 했다.
앞에 열거한 상황처럼 교문 앞에서 어린이를 맞이하는 아침 시간을 하루도 빠지면 안되는 이유가 너무도 많다. 친구만 옆에 있어도 행복한 아이들, 그 소중한 아이들이 있어 행복한 학교와 유치원. 작은 것에도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어린이로 자라나길 오늘도 빈다.
/송남순 구지초병설유치원 원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