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지역 군·구의 청사 내 카페에서 일회용 컵이 여전히 다량으로 사용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시와 10개 군·구가 지난해 4월 일회용품 없는 청사를 운영하겠다고 약속한 자원 순환 정책이 공염불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천녹색연합은 이달 1∼16일 점심시간대 1시간 동안 인천지역 9개 군·구(강화군 제외) 청사 내 카페를 모니터링한 결과, 계양구와 남동구를 제외한 7개 청사에서 일회용 컵이 사용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고 22일 밝혔다.
연수구청 내 카페는 모든 이용객에게 음료를 일회용 컵에 담아 제공하고 있었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가 다회용 컵 사용을 요구했지만, 해당 카페 관계자는 "음료 제조 공간 이외에 테이블과 의자가 배치된 공간은 카페가 아니다"라며 일회용 컵을 제공했다고 한다.
옹진군청 카페도 이용객 30명 중 29명에게 일회용 컵으로 음료를 제공하는 등 다른 구청들도 상황은 비슷했다.
자원 순환 정책 '공수표' 비판
녹색연합 "적극적 시책 수립을"
경인일보가 이번 모니터링 기간에 인천녹색연합과 동행한 서구청 내 카페는 점심시간대 1시간 동안 이곳을 다녀간 고객 8명 중 2명에게 일회용 컵을 제공했다.
해당 카페에는 '매장 내 일회용 컵 사용이 불가합니다'라는 안내 문구가 쓰여 있었다. 서구청 입구에는 일회용 컵을 청사 안으로 반입하지 못하도록 일회용 컵 보관대까지 놓여있었지만, 청사 1층에는 커피 등이 담긴 일회용 컵을 버젓이 들고 다니는 사람이 적지 않았다.
인천녹색연합 관계자는 "2019년 11월부터 '인천시 일회용품 사용 제한 조례'가 시행됐고, 지난해 4월부터는 일회용품 없는 청사 운영이 본격화됐다"며 "인천시는 일회용품 사용을 제한하도록 적극적인 시책을 수립하고 군·구청 등 공공기관은 이에 협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주엽·수습 이수진기자 kjy86@kyeong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