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집중호우로 침수된 성남 복정동 하수처리장 시설 복구가 늦어지면서 분해·정화가 안 된 오수가 2주째 탄천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다.
주민들은 냄새가 지독하고 시커먼 방류수가 나온다며 아직도 복구가 안 된 것은 '늦장 행정' 아니냐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기계·전기설비 잠기며 '가동 중단'
분해·정화 안된 오수 2주넘게 유입
23일 성남시에 따르면 지난 8일부터 시작된 집중호우로 탄천과 한강 수위가 높아지고 빗물이 유입되면서 9일 새벽 1시20분께 일일 시설용량 46만t 규모의 복정동 소재 하수처리장(성남수질복원센터) 지하 공동구가 침수됐다. 2㎞ 길이의 공동구에는 하수관로 외에 계전판, 모터 등의 기계·전기설비가 있는데, 이런 설비들이 물에 잠기면서 하수처리시설 가동이 중단됐다.
이후 지난 10일 오전 9시께 배수작업은 완료됐지만 기계·전기 설비 복구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하수처리시설 가동이 여전히 멈춰있는 상태다.
이로 인해 하수처리장으로 들어오는 오수는 1차 침전만 거친 뒤 소독 후 탄천으로 방류되고 있다. 1차로 오물을 침전시키고 미생물 등을 이용해 분해·정화하는 고도처리·총인처리 등을 한 뒤 기준치 이하의 맑은 물로 만들어 방류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성남시는 현재 한강유역환경청에 방류수 수질기준(BOD, 인(P)) 유예 신청을 해놓은 상태다. 결국 2주째 기준치를 초과하는 오염된 물이 탄천으로 흘러들어 가고 있는 셈이다.
주민들 "악취… 늦장 행정" 비난
市 "분해 건조·재설치로 늦어져"
한 성남시민은 "하수처리장 인근 탄천 자전거도로를 이용하다 보면 물이 흙탕물 색깔을 띠고 있고 역겨운 냄새가 난다. 변이 섞여 있는 것도 봤다"며 "언제까지 이런 상태로 둘 것인지, 성남시는 뭐 하는 건지 따져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성남시가 복구 시점을 최소한 2주 후로 잡고 있다는 점이다. 복정동 하수처리장이 서울시 경계와 맞닿아 있고 탄천이 한강으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탄천뿐만 아니라 한강에 대한 수질오염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성남시 관계자는 "복구비가 50억원가량 필요한 데다 기계·전기 등 각종 설비를 다 뜯어서 말려서 재설치하고 못쓰게 된 것은 교체해야 하다 보니 복구가 늦어지고 있다"며 "다음 달 10일 정상 가동을 목표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남/김순기기자 ksg2011@kyeongin.com